지메르만 3,5,10일 4번째 내한 공연 공연장 음향 특성 컴퓨터에 입력해 사전에 피아노 조정 ‘완벽주의자’
이달 3, 5, 10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내한 리사이틀을 여는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그는 이번 연주를 위해 자신의 피아노를 직접 가져온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Bartek Barczyk
“자기 악기를 가지고 다니는 건 솔리스트들의 관행이죠. 바이올린 여제 아네조피 무터도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가지고 다니지 않나요?”
1975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폴란드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68)이 이달 3, 5, 10일 세 차례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네 번째 내한 리사이틀을 연다.
‘피아노를 가지고 다니는 피아니스트’로 알려진 그는 이번 무대를 위해 유럽에서 피아노를 직접 옮겨온다. 2019년과 2022년 내한 공연에서 그는 피아노 건반과 액션(건반과 연결돼 피아노 현을 때리는 장치)을 가져와 연주회장의 피아노에 설치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이 연주하는 모든 공연장의 음향 특성을 컴퓨터에 입력해 사전에 피아노를 조정한다. 최상을 유지하기 위해 연주는 연 15회 이하로 제한한다. 피아노를 직접 가지고 다니고, 여건이 되지 않으면 건반과 액션이라도 실어 나른다. 이는 선배 피아니스트인 이탈리아의 아르투로 베네데티 미켈란젤리(1920∼1995)와도 닮았다. 다른 점이라면 청년 시절 피아노 부품 제작에 참여했던 지메르만은 직접 조정 도구를 들고 피아노를 세부까지 조정한다는 점이다.
섬세해 보이는 인상부터 잦은 감기 등 호흡기에 문제를 달고 사는 것까지 고국의 대작곡가 쇼팽을 연상시키는 지메르만은 이번 공연 1부를 야상곡 네 곡과 소나타 2번 등 쇼팽 곡으로 장식한다. 2부에서는 드뷔시 ‘판화’와 폴란드 작곡가 시마노프스키의 ‘폴란드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연주한다. 그는 시마노프스키 피아노 작품집으로 2023년 그래머폰 피아노 부문상을 받은 바 있다.
지메르만은 폴란드 카토비체 음악원에서 피아노를 연마했다. 쇼팽 콩쿠르 우승 후 세계 피아노계의 최대 기대주로 도이체그라모폰(DG)에 소속돼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슈만과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앨범을, 예술적 커리어와 개성에서 늘 카라얀과 비교되는 레너드 번스타인 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집을 녹음했다.
7만∼18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