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불의의 사고로 뇌사상태가 된 50대 가장이 뇌사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
2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박승규 씨(59)는 지난해 11월 7일 충북대학교병원에서 뇌사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는 사랑을 실천하고 떠났다. 박 씨는 지난 11월 2일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이후 가족의 기증 동의로 박 씨는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해 3명의 생명을 살렸다.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이별에 많이 힘들어했지만, 딸이 응급실 간호사여서 뇌사가 다시는 회복하지 못하는 상태이고, 누군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알기에 기증을 결심했다. 박 씨 또한 기증하고 싶다는 뜻을 가족들에게 자주 이야기했고, 기증을 통해 아파하는 환자와 그 가족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 생각한 것이다.
박 씨의 아들은 “아버지, 자주 찾아뵙고 많은 것 함께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떠나시니 죄송한 마음만 남네요. 사랑한다는 말 함께 있을 때 드리고 싶었는데, 이제라도 정말 많이 사랑했고, 감사했어요.”라고 말했고, 딸은 “정말 많이 보고 싶고, 식사 약속 함께하지 못하고 떠난 것이 너무 마음이 아파. 제발 꿈에 한 번만 나와 줬으면 좋겠고, 열심히 씩씩하게 잘 살아갈게”라며 눈물을 흘렸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2023년 483명의 뇌사장기기증, 166명의 인체조직기증으로 숭고한 생명 나눔을 실천 해주신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생명 나눔은 누구나 할 수 없는 소중한 기회이자,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따뜻한 사랑이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라고 밝혔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