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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악몽 재현?”…새해 첫날 벌어진 日 강진, 또 찾아올 가능성은?

입력 | 2024-01-02 15:22:00

규모 7 대지진에 동일본 대지진처럼 추후 강진 재발생 주목
日 전문가 "규모 8~9 이상 거대 지진 전초 증상 가능성"
국내 전문가 "전진보다는 본진…韓에 영향은 적을 듯"




새해 첫날 일본에서 7.6 규모의 큰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향후 인근 지역에서 더 큰 지진이 발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1년 규모 9.0이었던 동일본 대지진(도호쿠 지방 태평양 해역 지진) 당시에도 앞서 규모 7 이상의 전진(前震, 큰 지진 이전에 일어나는 지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일부 현지 전문가들은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하지만 국내 지진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본진(本震)일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에 지진해일 등 영향을 직접 줄 가능성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10분께 일본 도야마현(혼슈) 도야마 북쪽 90㎞ 해역에서 규모 7.4 지진(일본 기상청 기준 7.6)이 발생했다. 이 영향으로 한국 동해안에도 최대 85㎝(강원 묵호 기준)에 달하는 지진해일이 관측됐다.

이번 지진은 2011년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 이후 강도가 센 지진으로 기록됐다. 특히 1995년 1월 한신 지역을 강타했던 규모 7.3의 한신 대지진보다 위력이 컸다. 실제로 NHK 등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최소 24명(2일 오후 2시 기준)이 사망했다.

이러한 지진 소식에 국내 일부 시민은 이번 지진 이후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나타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기 이틀 전인 2011년 3월9일에도 인근 지역에서 규모 7.3의 전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누출 사고 등이 발생했던 것 만큼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일본 현지 지질학계 일각에서는 이번 지진 이후 더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진고고학자 산가와 아키라는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단층 활동에 수반해 지각에 변형이 가해지며 지진이 발생하는데 향후 노토반도(혼슈섬 중부) 외 다른 지역에서 큰 지진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약 100~150년 주기로 나타나는 난카이 대지진을 언급하며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하기 수십 년 전부터 노토반도를 포함해 규슈에 걸친 서일본에서 지진이 많아진다고 알려져 있다”며 이번 지진에 대해서도 “이러한 단층 활동기의 일환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본진일 가능성이 크다며 인근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해도 지금보다는 세기가 작은 여진이 나타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진 발생 지역은) 오호츠크판과 유라시아판 경계부로 동일본 대지진처럼 규모 9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이번 지진이 발생한) 해당 지역의 경우 상대적으로 쌓이는 에너지가 적기 때문에 발생 가능한 최대 지진 규모도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번 지진이 발생한 지역의 과거 지진 이력을 봤을 때 규모 7.4 지진이 최대 지진으로 확인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재래 주기(특정 규모의 지진이 반복해서 일어나는 주기)를 길게 잡으면 최대 규모도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규모 8점대 지진이 안 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조창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이번 지진이 판 경계부에서 살짝 안쪽으로 들어와 발생한 것이라며 이번 지진이 본진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여진이 온다고 해도 우리나라 동해안 등에 지진해일이 크게 올 가능성도 적다고 전했다.

조 센터장은 “노토반도 지형 자체가 우리나라까지 지진해일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여진 등으로 한국에 주는 직접적인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