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성범죄 엡스타인 재판문건 ‘익명 36’은 빌 클린턴”

입력 | 2024-01-03 03:00:00

50여회 등장… 클린턴 “불법 없어”
문건 언급된 150명 실명 이달 공개




미성년자 성착취로 큰 파문을 일으킨 후 극단적 선택을 한 미국 금융인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범죄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의 실명 공개가 곧 이뤄지는 가운데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사진) 또한 포함됐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미 ABC뉴스는 엡스타인 관련 재판 문건에 50번 이상 등장하는 ‘익명 36’이 클린턴 전 대통령이라고 1일 보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실명이 확인된 문건은 엡스타인에게 10대 시절 성착취를 당한 미국 여성 버지니아 주프레(41)가 2015년 제기한 소송에 관한 서류다. 당시 주프레는 엡스타인뿐 아니라 그와 친분이 있었던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동생 앤드루 왕자 등 각국 유력 인사가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지난해 12월 뉴욕 맨해튼연방법원은 약 150명이 익명으로 등장하는 이 문건에 대해 이달 1일 이후 일부의 실명을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다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실명이 공개되더라도 그가 직접적으로 성범죄에 연루됐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을 수 있다. ABC 등은 재판 당시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는 유명인들을 증인으로 부를지 여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언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엡스타인의 전용기를 이용했고, 그로부터 성착취를 당한 여성으로부터 안마 시술을 받는 사진이 공개돼 논란에 휩싸였다. 다만 불법 행위는 없었으며 엡스타인과의 관계를 오래전 정리했다고 주장했다.

뉴욕의 유명 펀드 매니저였던 엡스타인은 수십 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됐고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19년 감옥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