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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학술연구지원 예산 4.4% 삭감

입력 | 2024-01-03 03:00:00

젊은 연구자 대상 지원 늘리고
지방대 등 전임교원 연구비 줄여
학계 “기초연구 부실 이어질것”




올해 정부가 대학 이공계 분야에 지원하는 학술연구지원사업 예산이 지난해보다 4.4% 줄어든 5147억 원으로 편성됐다.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축소에 이어 이공계 학술지원 예산까지 줄면서 대학가에선 “기초연구 부실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2일 교육부는 ‘2024년 인문사회·이공 분야 학술연구지원사업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인문사회 분야에는 지난해보다 48억 원(1.2%) 늘어난 4220억 원이 편성된 반면에 이공계에는 237억 원이 줄어든 5147억 원이 책정됐다. 총액은 93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9억 원(2.0%) 줄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석·박사와 ‘포닥’(박사 후 연구원) 등 젊은 연구자 지원 예산은 늘어난 반면에 지방대 교수 등 전임교원 연구 예산은 줄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이공계 연구 예산을 젊은 연구자와 공동연구 인프라 확충에 집중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먼저 미래 연구인력 양성을 위해 △석사과정 연구장려금 36억 원 △포닥 성장형 공동연구 450억 원 등을 신설했다. 포닥 공동연구 지원은 3인 이상 연구팀에게 연간 평균 4억 원씩 최대 4년간 지원한다. 기존의 박사과정 연구장려금은 지난해 90억 원에서 73억 원(81.1%) 늘린 163억 원을 편성했다.

영세한 대학 연구소는 전공이나 학교 간 벽을 허물어 중점 연구기관 중심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첨단 장비를 도입하고, 핵심연구지원센터를 조성해 공동연구를 활성화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대학연구기반 구축’ 예산을 지난해 1794억 원에서 537억 원(29.9%) 늘린 2331억 원 책정했다.

반면 교수 등 전임교원의 개인 연구 예산은 크게 줄었다. 항목별로는 ‘창의도전 연구기반 지원’(946억 원)이 지난해보다 700억 원(42.5%), ‘지역대학 우수과학자 지원’(542억 원)은 414억 원(43.3%) 줄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개인 연구자에게 소액 연구비를 지원하는 방식이 세계적 수준의 혁신 연구 수행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공계 학술연구지원 예산은 2021년 5577억 원이 책정된 후 3년째 감소세다. 일부 예산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단계적으로 이관된 영향도 있지만, 올해는 개인 연구 예산 삭감 폭이 특히 커 현장의 반발이 거센 모습이다. 수도권의 한 사립대 공대 교수는 “첨단 분야는 기초연구가 활발하면 소수의 성공 사례만 나와도 큰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 단기간에 성과가 없다고 예산을 대거 삭감하면 연구 근간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