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직원 불러 대북송금 확인을” 檢 “재판지연 전략”… 집중심리 요청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수감 중) 측이 “대북송금의 진실을 가늠할 수 있는 증인들에 대한 심문이 필요하다”며 다수의 증인을 신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 측의 재판 지연 전략으로 보고 집중 심리를 요청하는 추가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는 등 맞대응에 나섰다.
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부지사 측은 수원지법이 진행 중인 대북송금 재판에서 검찰이 철회한 증인들을 대거 재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해 9월 기존에 신청한 증인 109명 중 증인 심문을 마친 사람들을 제외하고 99명의 증인을 철회한 바 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대북송금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쌍방울 직원들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검찰 조사 결과 쌍방울은 2019년 임직원들을 동원해 500만 달러를 중국 선양에서 북한 측에 건넸고, 환치기 방식으로도 자금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주장하는 것처럼 쉽게 재판을 끝낼 수 없다”며 “환치기한 쌍방울 직원 등을 불러서 실제로 중국에 돈이 갔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검찰은 재판부에 집중 심리를 요청하는 추가 의견서를 지난해 12월 28일 제출했다. 검찰은 의견서에 “이 전 부지사 측의 재판부 기피 신청 등으로 재판이 이미 68일 이상 지연됐으니 빠르게 재판이 진행돼야 한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법원 인사가 예정된 2월 전까지 증인심문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한다. 새 재판부로 교체되면 재판부가 기존 증거 기록들을 다시 검토해야 해 재판이 무기한 연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