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피습] ‘정치인 상대 테러’ 과거 사례는… 朴, 지방선거 지원 유세중 피습… 오른쪽 뺨에 11cm 자상 입고 수술 宋, 대선 유세중 맞고 봉합수술… 2007년 대선땐 MB 계란 맞기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올해 4·10총선을 99일 앞둔 2일 부산 가덕도에서 흉기 공격을 당하면서 정치권에선 200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커터칼 피습’, 2022년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망치 피습’ 등 반복되는 ‘정치 테러’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등 전국 선거 직전 피습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였던 박 전 대통령은 2006년 5·31지방선거를 11일 앞두고 서울 신촌에서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를 위해 단상에 오르다가 습격당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모 씨가 휘두른 문구용 커터칼에 오른쪽 뺨에 11cm 길이의 자상을 입고 긴급 수술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이 입원 치료 도중 측근들에게 “대전은요?”라고 물은 사실이 알려지고, 퇴원 후 곧바로 대전에서 선거 지원에 나서면서 열세였던 선거 분위기를 뒤집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흉기나 둔기 같은 수준이 아니더라도 대선 후보가 계란을 맞거나 주먹으로 폭행당한 사건은 여러 차례 발생했다. 2007년 대선 유세 과정에서는 당시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경기 의정부에서 거리 유세를 하다가 승복을 입은 한 남성이 던진 계란에 가슴과 허리 부근을 맞았다. 당시 이 남성은 “BBK 사건의 전모를 밝히라”고 외치며 공격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당시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대구 방문 중에 이마에 계란을 맞았다.
국회 안에서 정치인이 물리적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2018년 5월 당시 김성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는 국회 본관 앞에서 ‘드루킹 특검’ 요구 단식농성 중에 지지자를 자처하며 다가온 30대 남성에게 주먹으로 턱을 맞았다.
군사정권 시절인 1969년 6월 20일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울 동작구 상도동 자택 인근에서 타고 있던 차량에 질산을 맞아 차창 일부가 녹아내리는 일을 당했다. 신민당 원내총무로 국회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3선 개헌에 반대하는 대정부질의를 한 뒤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73년 8월 8일 일본 망명 중 도쿄에서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 요원들에게 납치됐다. 김 전 대통령은 선박에 감금돼 동해로 끌려갔다가 129시간 만에 서울 마포구 동교동 자택 부근에서 풀려났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