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게티이미지
아래 내용은 실제 사례입니다. 층간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사례: CCTV 설치해 층간소음 오해 풀어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 관리소장입니다.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를 현장에서 직접 보면 언론에 알려진 것보다 몇 십배 더 심각합니다. 현재 한 채 수십억원씩 하는 아파트를 포함해서 고질적인 민원인이 없는 아파트를 찾기 힘들 정도입니다.아파트 관리소장들 모임에 참석해보면 층간소음 문제가 주요 화제입니다. 하지만 하나같이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고들 합니다. 더욱이 관리소장 입장에서 보면 모두 입주민인데 누구 편에서 말해야 할 지 매우 곤란하다고들 합니다. 목소리 큰 아파트 주민들 가운데서 관리소장 하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원만히 해결된 사례를 소개합니다. 다른 아파트에서도 참고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처음왔을 때 가장 심각한 층간소음 갈등은 9층과 10층 사이였습니다. 9층에는 50대의 대학교수와 고 2아들과 중 1딸이 있었습니다. 고2 아들은 층간소음으로 인하여 도무지 학업에 집중이 어려운 상황이라 할머니 댁에 갔습니다. 이사 오기 전 학교에서는 전교 석차 상위권이었는데 위층 층간소음 때문에 성적도 많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중 1딸은 하루가 멀다 하고 웅성거리는 소음과 가끔씩 들리는 쿵쿵거리는 소음 때문에 머리가 아프 다고 끊임없이 불만을 제기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가장 피해를 많이 받고 있다는 사람은 대학교수였습니다. 10층에서 매일같이 웅성거리는 소리 때문에 골이 흔들릴 정도로 힘들고, 특히 저녁~야간에 발생하는 웅성거리는 소리로 인해 수면방해는 물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생활하기가 힘이 들고 가슴이 두근거려 신경안정제를 먹어야 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게 되었답니다.
이런 상황에서 관리소장인 제가 10층을 방문했습니다. 10층에는 60대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소음 낼 일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9층에서 너무 심하게 해서 아침과 저녁 8시만되면 집안에서 거의 물 마시러 가거나 화장실 가는 것 말고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주말에는 가능하면 전원주택에서 가서 생활을 해서 거의 집에 없다는 것입니다.
“11층에 어린 아이들 2명이 있는데 그 애들이 뛰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라고 몇 번이고 9층에 말을 했는데도 믿지를 않고 무조건 10층에서 나는 소리라고 하니, 뭘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도 11층 소리 때문에 피해를 받고 있는데, 어떠한 방법이라도 해결을 하고 싶고 억울함을 풀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 팁’층간소음의 발생 위치가 자신의 집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현관문이나 자신의 집 내부에 CCTV를 설치하는 것입니다. 층간소음이 요란한 시간대에 자신들이 없었다는 것을 증명하면 대개 오해와 갈등이 풀립니다. 간혹 소음 발생 시간에 집 안에 아무도 없었다는 CCTV 증거자료를 제시해도 아래층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더 심하게 이웃간에 다툼이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는 합니다.
CCTV를 설치할 때 주의점이 있습니다. 우선 층간소음의 발생위치기 자신의 집이 아니라는 확신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간단한 확인 방법으로 벽에 손을 대어 진동과 소음이 느껴질 경우에는 바로 위층이라고 판단해도 좋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관리소(또는 층간소음관리위원회)에 CCTV 설치 목적이 소송이 아닌 오해 풀기용이라고 분명하게 말하고 집 내부보다는 현관문 앞에 설치하십시요. 관리소(또는 층간소음관리위원회)를 통해 아래층에도 CCTV의 설치 사실과 목적을 전달하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러나 층간소음 발생위치의 오해를 풀기 위해 CCTV를 설치하는 것 보다는 더 좋은 것은 아래층 민원인에게 소음이 발생할 경우 언제든지 집을 방문하도록 하여 층간소음의 발생 위치가 다른 층임을 직접 확인토록 하는 것입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