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후보 허우유이 "대만헌법은 호국신산" 여당 후보 "대만헌법 호국신산으로 믿는 것 재앙" 선거일 다가올수록 친중-반중 이념 대결 거세져
대만 총통 선거 열흘 앞둔 가운데 과거 장졔스가 이끈 국민당 정부 때 제정한 중화민국(대만) 헌법에 대한 후보들의 인식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대만 연합보는 지난달 30일 언론 공동 주관 TV토론회에서 집권 여당인 민진당의 라이칭더 총통 후보가 중화민국 헌법에 대해 “대만 헌법을 나라를 지키는 신령스러운 산 즉 호국신산(護國神山)으로 여기는 것은 재앙과 같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토론회 당시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는 “중화민국 헌법은 양안정치에서의 ‘호국신산’”이라면서 대만 헌법이 중국으로부터 대만을 지켜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밝혔다. 허우 후보는 대선 운동을 시작하면서 “대만 헌법이 곧 호국신산”이라고 정의했다.
중화민국 헌법은 1947년 1월1일 국민당 정부가 공표해 그해 12월25부터 시행됐다. 헌법에는 “중화민국은 ‘삼민주의’에 기초한, 민유(民有), 민치(民治), 민향(民享)의 민주 공화국(헌법1조)이며, 중화민국의 주권은 국민 전체(헌법 2조)에 있고, 중화민국의 영토는 고유한 강역(영역)에 따라 국민대회의 결의를 거치지 아니하고 변경되지 않는다(4조)” 등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 본토까지 포함해 영토로 규정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라이 후보는 대만 헌법을 호국신산으로 보는 것과 관련해 “그것이 평화를 촉진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대만에 재앙을 가져다주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즉 중국으로부터 분리 독립을 당헌으로 명시한 민진당 총통 후보로서 중국이 인정하지도 않는 대만 헌법을 무기로 삼아 중국과 싸워서는 주권을 수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라이 후보는 또 “평화는 실력에 의존해야 하며 ‘침략자’의 선의에 의존해서는 안되고 우리는 평화에 대한 이상(理想)을 가질 수 있지만, 환상을 가져서는 안된다”면서 ”허우 후보의 관련 주장은 위선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보는 논평에서 ”대만 헌법을 호국신산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위선이 아니다“면서 ”대만헌법이 아닌 (대만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의 당헌을 근거로 대만 총통 선거를 치를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선거 초기 각 후보들은 민생 개선 등 공약에 치중했지만, 선거가 다가올수록 친중, 반중 이념 대결에 주력하는 양상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