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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구축함 입찰 의혹’ 文정부 방사청장 압수수색

입력 | 2024-01-03 16:28:00

지난해 12월 자택 등 2개소 압수수색
내부규정 바꿔 현대중공업에 특혜 의혹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입찰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왕정홍 전 방위사업청장을 압수수색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12월1일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왕 전 청장의 자택 등 2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7조8000억원 규모의 KDDX 사업자 선정에 방사청이 특혜를 준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8월 같은 의혹으로 경기 과천시 방사청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왕 전 청장은 문재인 정부 당시인 지난 2020년 6000톤급 미니이지스함 6척을 실전배치하는 KDDX사업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내부 규정을 바꿔 HD현대중공업에 특혜를 준 의혹을 받는다.

사업자 선정 당시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이 방위사업청에 제출한 설계도를 빼돌린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었다. 실제로 이 사건에 연루된 직원들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은 상태다.

그러나 방사청이 입찰공고를 내기 8개월 전인 2019년 9월 ‘제안서 평가 업무 지침’ 일부를 고쳐 방위산업기술 유출과 관련해 방첩사령부(당시 안보지원사령부)의 처분 통보를 받으면 0.5~1.5점을 깎도록 돼 있던 규정이 삭제됐다.

감점적용 기간도 2년에서 1년으로 줄었고, 형사처벌 시 받는 감점도 3점에서 1.5점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을 0.056점 차이로 제치고 KDDX 사업자로 선정됐다.

경찰은 입찰비리에 연루된 고위 관계자들을 먼저 조사한 뒤 왕 전 청장을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