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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 차고 입국한 남성들…알고보니 마약 밀수·유통 조직원

입력 | 2024-01-03 17:05:00


생리대에 마약을 숨겨 들여온 속칭 지게꾼 남성. 인천지검 제공


태국과 필리핀에서 5억 원대 필로폰을 여성용품인 생리대에 숨겨 국내로 밀수한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이영창)는 3일 인천공항본부세관과의 공조를 통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등 혐의로 마약 밀수‧유통조직 9명을 구속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외에서 필로폰을 입수하는 총책, 마약을 국내로 운반하는 지게꾼, 구매자들에게 마약을 전달하는 드라퍼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태국과 필리핀에서 필로폰 1.75㎏(약 5만 8000여명 투약량) 밀수·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소매가 기준 5억 2000만 원에 이른다.

남성인 지게꾼 겸 드라퍼 A 씨(42)가 지난해 7월 마약을 숨긴 생리대를 바지 속에 넣은 채 입국하다가 세관에 적발됐다. 검찰은 A 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한 뒤 계좌 거래 내역 등을 분석해 또 다른 지게꾼 B 씨(30)를 특정했다.

필로폰에 소금이 섞인 모습. 인천지검 제공


B 씨 또한 지난해 8월 A 씨와 같은 수법으로 마약을 들여오다 적발됐다. 이후 검찰은 CCTV 추적 등 통해 총책과 서울‧부산‧김해 지역의 드라퍼를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들의 증거위조 교사와 증거위조 혐의도 발견했다. 부산‧김해 지역 유통책 C 씨(40)는 감형을 받기 위해 연인 관계인 D 씨(40)와 하선책 E 씨(35)세에게 필로폰에 소금을 섞으라고 지시했다. 검찰이 C 씨로부터 압수한 필로폰은 마약 순도 감정 결과 소금 성분이 90% 이상 검출됐다.

검찰은 이들 조직이 국내로 들여온 필로폰 1.75kg 중 400g을 압수했다. 나머지 물량은 서울과 부산‧김해 지역 등으로 유통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나머지 조직원들에 대해 “신원이 특정된 필리핀 마약 발송책은 현지 당국과 공조해 조기 송환하겠다”고 밝혔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