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엑스티어 EVF’ 출시 정유 4社 ‘선점 경쟁’ 치열할 듯
HD현대오일뱅크가 전기차용 윤활유 브랜드를 공식 출시하며 국내 정유 4사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용 윤활유는 그동안 시장 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상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바뀌는 트렌드가 갈수록 확대되며 향후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전기차용 윤활유 브랜드 ‘현대엑스티어 EVF’를 출시했다. 조휘준 HD현대오일뱅크 윤활유사업본부장은 “유럽 등 까다로운 해외 시장에서도 인정 받는 것이 목표”라며 “제품군을 확대해 전기차용 윤활유 수출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9월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를 통해 ‘ZIC e-FLO’를 출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신규 브랜드는 올 상반기(1∼6월) 중 선보일 계획이다. 앞서 GS칼텍스와 에쓰오일도 각각 전기차 전용 윤활유 ‘킥스 EV’와 ‘세븐 EV’를 출시했다.
보통 엔진오일로 쓰이는 윤활유가 내연기관 마찰을 줄여주는 역할을 했다면 전기차용 윤활유는 모터를 냉각하고 기어 마찰 저항을 줄여 전비(전기차 에너지 소비효율)를 향상시키는 데 쓰인다. 전기차가 달릴 때 배터리에서 상당한 열이 나는데 이는 배터리 수명을 줄인다. 따라서 배터리 과열을 막는 게 중요하다.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은 이제 막 본격적으로 개화하는 단계여서 앞으로 누가 선점하는지가 주요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산업 표준이 없어 공급 실적이 많을수록 신뢰가 쌓이고 경쟁에서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윤활유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용 윤활유는 1만 km 주행마다 바꿔주는 내연기관차 윤활유와 달리 차량 제조 단계부터 활용된다”며 “완성차 및 배터리 업체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시장조사기관 BIS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은 연평균 28.8%씩 성장해 2031년 약 174억1290만 달러(약 22조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