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높고 수익률 낮아 외면당해 연내 상장거래 추진… 투자 활성화 ETF처럼 거래 쉽게… 비용도 낮춰
직장인 이동현 씨(36)는 여윳돈과 퇴직연금 자금을 모두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고 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일부 자금을 공모펀드에 넣어뒀지만 거래가 편하고 수수료도 저렴한 ETF를 접하고 펀드를 환매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씨는 “공모펀드는 ETF에 비해 가입 절차가 복잡하고 수수료도 비싸 가입할 이유가 없다”며 “해지할 때까지 3년 반을 투자했는데 마이너스(―) 10%대로 손절했다”고 말했다.
수수료는 높은데 수익률은 낮아 시장의 외면을 받아온 공모펀드가 연내 ETF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될 것으로 보인다. 비용을 줄이고 거래 편의성을 높여 공모펀드의 투자 매력을 높이기 위한 금융당국의 방안이다.
● 천덕꾸러기 된 공모펀드
여기에 펀드를 만들고 판매하는 자산운용사들도 공모펀드를 외면하면서 시장 규모가 꾸준히 쪼그라들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공모펀드 설정 규모(머니마켓펀드·ETF 제외)는 100조2000억 원으로 2015년(114조2000억 원) 대비 약 12.3% 감소했다. 공모펀드 설정액은 2010년 이후 줄곧 감소세를 보여 왔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최근 5년 사이 대형, 소형 운용사 가리지 않고 수익 창출에 유리한 ETF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왔다”며 “이 과정에서 공모펀드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고 말했다.
● 공모펀드도 ETF처럼 상장 추진
금융당국은 공모펀드 판매보수를 다양화해 수수료 인하 경쟁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 혁신적인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에 대해 유사 상품의 상장을 6개월 동안 제한하는 ‘신상품 보호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