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회사가 업의 이유나 핵심 가치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를 수시로 찾아보거나 실제 업무를 할 때 준수하며 일하는 직원은 드물다. 미국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조직 관리 리더 중 38%만 직원 다수가 업무 수행의 기본이 되는 핵심 가치를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이는 가볍지 않은 문제다. 핵심 가치는 조직의 문화를 형성하고 뒷받침한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길잡이 역할을 하기도 한다. 나아가 회사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하다. 직원들이 핵심 가치를 모른다는 것은 일하는 이유를 모르고 그저 일만 하고 있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직원들이 볼 수 있도록 많은 곳에 게시하고 보고서와 회의에서 자주 언급하는 등 핵심 가치를 알리려는 노력을 많이 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잘 먹히지 않는다. 정직, 청렴, 책임, 의무 등 일반적으로 핵심 가치에 많이 활용되는 단어나 문구는 추상적이고 진부할 때가 많아 기억하기 쉽지 않다. 대안은 무엇일까.
숀 포프 프랑스 IÉSEG 경영대학원 교수는 “핵심 가치가 기억에 남으려면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구성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다시 말해 각인되기 위해서는 ‘튀어야’ 한다. 포프 교수는 크게 다섯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첫째, ‘창의적’이어야 한다. 핵심 가치를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문구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것부터 해야 한다. 그 대신 강조하고자 하는 아이디어를 담고 있는 용어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대체 단어를 사용한다. 존슨앤드존슨의 신조(credo), 포드의 진실(truth), 도요타의 방식(a way), 구글의 신념(beliefs) 등이 좋은 예다. 기업의 핵심 가치를 표현하는 익숙한 용어와 참신해서 뇌를 자극할 수 있는 용어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좋다.
셋째, 기억하기 쉬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배치’에 신경 써야 한다. ‘서열 위치 효과’에 따르면 목록이 나열될 때 첫 번째와 마지막이 가장 기억에 잘 남는다. 가치가 두 가지 이상이라면 가장 중요한 것을 맨 앞이나 맨 뒤에 배치하는 것이 좋다.
넷째, 핵심 가치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표현을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크래프트 하인즈는 ‘책임성’이라는 다소 진부한 단어 대신 ‘우리 일입니다’라고 선언했다. 도요타는 훌륭한 서비스라고 말하는 대신 ‘끝까지 최선을 다합니다’라고 표현했다. 어떤 경우에는 단어 대신 문장이 더 관심을 끌 수 있다. 홀푸드의 ‘고객에게 기쁨을 선사합니다’나 와비파커의 ‘당장 나오세요’와 같은 문장은 단어를 나열하는 것보다 더 강한 느낌을 준다.
다섯째, 기억하기 쉽고 시각적으로 끌릴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한다. 단어보다 이미지를 더 잘 기억하는 ‘그림 우월성 효과’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회사와 관련된 상징을 이용해 가치를 전달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 제조업체라면 ‘가치 바퀴’ 이미지를 이용해 하나의 공통 가치에서 뻗어나가는 각각의 핵심 가치를 바큇살로 표현할 수 있다. 건설 회사라면 ‘가치 사다리’를 이용해 중요도에 따라 핵심 가치를 배치할 수 있다.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디지털 아티클 ‘직원들의 기억에 남는 핵심 가치를 만드는 법’ 원고를 요약한 것입니다.
숀 포프 IÉSEG 경영대학원 교수
아릴 베로스 오슬로메트대 경영대학원 교수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