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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생(12)이 동네에서 알고 지내던 중학교 2학년생(15)과 아버지 차를 몰고 나가 인천 송도동 일대 도로를 달리다 경찰에 붙잡혔다. 두 학생은 20분간 시속 100㎞까지 속도를 내며 13㎞를 운전하는 장면을 소셜미디어(SNS)에 생중계했고 이를 시청한 시민이 경찰에 신고했다. 미성년자들이 무면허로 아찔한 질주를 했다니 큰 사고 날 뻔했다 싶어 놀라고, 이 불법 장면을 고스란히 생중계했다니 그 도덕적 무지함에 두 번 놀라게 된다.
온갖 자극적 콘텐츠가 넘쳐나는 SNS에서도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무면허 운전이나 집단폭력 같은 범죄 현장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라방, 즉 라이브 방송이다. 지난해 11월 대전에서는 고교생 5명이 또래 여학생을 가둬놓고 성폭행하는 장면을 SNS 라방으로 내보내는 사건이 벌어졌다. 같은 해 1월 대구에서는 중학생 2명이 친구 1명을 모텔에서 폭행하고 성희롱하는 모습을 생중계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SNS에 자신을 노출하는 일은 조회 수로 먹고사는 인플루언서뿐만 아니라 SNS에서 받는 관심을 중요한 자산으로 여기는 디지털 네이티브에게도 생활화된 지 오래다. 문제는 반(反)사회적 콘텐츠까지 여과 없이 유통되면서 시청자들에게 정신적 외상을 입히고 10대들을 중심으로 모방 범죄를 부추긴다는 점이다. 지난해 4월 서울 강남에서 10대 여학생이 SNS 라방을 켜고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한 후 자살 관련 신고가 30% 폭증한 적도 있다. 10대들이 가해자가 돼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도 그게 잘못인 줄도 모르는 건 더욱 우려되는 문제다. SNS에서 워낙 흔하게 접하다 보니 도덕적 감수성이 무디어졌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