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오염수 방류로 지진 발생” 재난 상황 조롱에 논란 일파만파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7.6 강진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지방 관영방송 하이난TV의 남성 아나운서 샤오청하오(肖程皓·사진)가 지진 당일 ‘일본의 지진은 인과응보(因果應報)’라고 주장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본이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에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는 바람에 지진을 맞았다는 것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방송사는 재난 상황을 조롱한 이 아나운서를 업무에서 배제시켰지만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3일 하이난TV 측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샤오 아나운서를 업무에서 배제한다. 그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1년 설립된 하이난TV는 남부 하이난성이 운영하는 매체다.
앞서 1일 샤오 아나운서는 소셜미디어에 “바오잉(報應·인과응보)이 왔나? 일본에서 돌연 7.4 규모 강진”이라며 지진 발생 소식을 전했다. 그는 “새해 첫날 이처럼 큰 천재지변이 발생했으니 2024년 내내 일본 전체가 먹구름에 휩싸일 것”이라며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해서는 안 됐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후난성 관영매체 훙왕(紅網)은 “지진 활동은 빈번하게 발생하는 자연 현상으로 일본 지진을 인과응보와 연관 짓는 것은 터무니없다”며 “이성적인 애국심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나라의 천재지변을 조롱하며 원한을 푸는 방법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