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시즌 개막 앞두고 포부 밝혀 “LIV골프로 이적할 생각 전혀 없어”
지난 시즌 무관(無冠)에 그친 임성재가 5일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개막전 ‘더 센트리’에 출전해 챔피언 트로피를 노린다. 임성재는 이 대회 우승 후보를 예측하는 파워 랭킹에서 톱10에 들었다. 사진은 임성재가 지난 시즌 PGA투어 대회에서 티샷을 하는 모습. AP 뉴시스
“이번 시즌엔 메이저대회에서 최고 성적을 내고 싶다.”
임성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개막을 이틀 앞둔 3일 한국 기자들과의 화상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특히 내 마음속의 1번인 마스터스에서 2등까지 해봤기 때문에 ‘그린재킷’(마스터스 우승자의 상징)을 입어보고 싶다”고 했다. PGA 챔피언십과 US오픈, 디오픈 등 나머지 메이저대회에선 톱10 진입을 목표로 삼았다. 임성재는 2020년 마스터스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7월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에 대한 각오도 밝혔다. 임성재는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된다면 메달 욕심을 내고 싶다. 도쿄 올림픽 때는 긴장을 많이 해서 좀 헤맸는데 두 번째 올림픽이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2021년 도쿄 대회에서 공동 22위를 했다. 올림픽 남자 골프엔 국가당 2명(세계 랭킹 15위 이내 선수는 4명까지)이 출전할 수 있는데, 현재 한국 선수 중엔 김주형이 세계 랭킹 11위로 가장 높고 다음이 27위인 임성재다. 임성재는 ‘올림픽 금메달과 메이저대회 우승 중 하나를 택한다면?’이란 질문에 주저 없이 “메이저대회 우승”이라고 말했다.
임성재는 올 시즌 목표 달성을 위해선 시즌 초반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지난 시즌엔 아쉬운 점이 많았다. 시즌 초반에 페덱스컵 포인트를 많이 쌓아야 중후반에 체력을 아낄 수 있고 메이저대회에도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임성재는 지난 시즌 31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9번 들었지만 우승 트로피는 들어 올리지 못하면서 무관(無冠)에 그쳤다.
임성재는 5일부터 나흘간 미국 하와이 카팔루아 플랜테이션 코스(파73)에서 열리는 PGA투어 ‘더 센트리’에 출전해 시즌 개막전 챔피언에 도전한다. 임성재는 그동안 이 대회에 3차례 출전해 톱10에 두 번 들었고 공동 13위를 한 번 했다. 임성재는 “카팔루아 대회를 3번 경험했다. 페어웨이가 넓어 바람만 많이 불지 않는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 같다”고 했다. PGA투어는 이번 대회 우승 후보를 예측하는 파워 랭킹에서 임성재를 8위에 올렸다.
총상금 2000만 달러(약 261억 원)가 걸린 이번 대회에는 지난 시즌 PGA투어 우승자와 페덱스컵 랭킹 50위 이내 선수 등 59명만 출전해 컷 탈락 없이 우승 경쟁을 벌인다. 한국 선수는 김주형과 김시우, 안병훈 등 4명이 출격한다. 이 대회에 한국 선수가 4명이나 출전하는 건 처음이다. 김주형과 김시우는 지난 시즌 PGA투어 우승자 자격으로, 임성재와 안병훈은 지난 시즌 페덱스컵 랭킹 상위 50위 이내에 들어 출전 자격을 얻었다. 김주형으로선 캐디를 바꾸고 나서는 첫 대회다. 김주형은 지난해까지 호흡을 맞췄던 캐디 조 스코브런과 결별하고 올해부터는 대니얼 패럿에게 캐디백을 맡긴다. 패럿은 이경훈, 안병훈의 캐디 가방을 드는 등 한국 선수들과 호흡을 맞춘 경험이 많다. 김주형은 지난해 처음 출전한 이 대회에서 공동 5위로 좋은 성적을 냈다. 김주형은 이번 대회 파워 랭킹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