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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분기 가계 여윳돈 26.5조…고금리·주택투자에 2.1조↓

입력 | 2024-01-04 13:41:00

가계, 주택 투자 증가로 여유자금 감소
기업, 유가·임금 상승에 순자금조달 확대
정부, 세수 감소에도 지출 더 크게 줄여




지난해 3분기 가계 여윳돈이 쪼그라들었다. 고금리 여파에 이자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대출 규제 완화로 부동산 투자가 증가하면서다. 기업은 유가 및 임금 상승 등에 따라 순자금조달 규모가 확대됐고, 정부는 세입보다 지출을 더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3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중 국내 부문의 순자금 운용 규모는 17조9000억원으로 전분기(4조6000억원)에 비해 확대됐다.

순자금 운용은 각 경제주체가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을 의미한다. 예금이나 보험, 연금, 펀드, 주식 등으로 굴린 돈을 나타내는 자금 운용액에서 차입금 등 빌린 돈을 뜻하는 자금조달액을 뺀 수치다.

◆ 가계 여웃돈 전년 대비 7.4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여유자금은 26조5000억원으로 직전 분기(28조6000억원)에 비해 2조1000억원 줄었다. 2022년 3분기보다는 7조4000억원 축소됐다.

가계 여유자금 축소는 주택매매 증가 지속 등에 따른 영향이 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지난해 2분기 4만가구에서 3분기에는 5만2000가구로 늘었고, 입주 물량는 9만3000가구에서 8만4000가구로 높은 수준이다.

자금조달 수요도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가계의 자금조달은 17조원으로 직전 분기(15조8000억원)보다 소폭 늘었다. 주택구입 관련 자금 등 대출 수요로 장기대출금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자금 운용은 44조4000억원에서 43조5000억원으로 주춤했다. 주가 상승 기대에 따른 개인의 매수 확대로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운용이 늘었지만, 여유자금 감소로 금융기관 예치금, 채권을중심으로 소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완화된 대출 규제에 따른 주택매매가 증가했다”면서 “주택 관련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금리 부담 등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기업, 순조달 확대…정부, 세입보다 지출 더 줄어

기업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33조4000억원으로 전분기(-21조1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유가 상승 및 추석 상여금 등 임금 증가 등 비용 증가에 따른 순이익 감소에 영향받았다. 다만 1년 전보다는 24조3000억원 줄었다.

자금조달은 98조1000억원 순차입에서 -16조7000억원 순상환으로 전환했다. 자금 운용은 전분기 순취득(76조9000억원)에서 순처분(-50조1000억원)으로 전환했다.

송 팀장은 “자금 조달은 자금수요 증가로 금융기관 차입이 증가한 반면, 주식발행, 산거래 신용 등이 감소했고, 자금 운용은 운전자금 지출을 위해 금융기관 예치금 감소와 산거래 신용 감소에 따라 전분기 순취득에서 순처분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일반정부의 순자금조달은 세입보다 지출이 더 크게 감소하며 순조달(-8조7000억원)에서 순운용(7조1000억원)으로 전환됐다. 자금조달은 4조4000억원, 자금 운용은 1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국외부문의 순조달 규모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 확대로 지난해 2분기 -3조6000억원에서 3분기에는 -17조9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국외부문의 자금 운용 증가는 우리나라의 대외부채 증가를, 자금조달 증가는 우리나라의 대외자산 증가를 의미한다.

송 팀장은 “정부의 경우 자금조달은 국채 발행 감소 및 금융기관 차입금 상환 규모 확대로 감소했고, 자금 운용은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를 중심으로 축소됐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