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술 집도의)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흉기 피습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술 경과 및 회복 과정을 브리핑하고 있다. 2024.1.4/뉴스1
문제의 발단은 지난 2일 피습 당일 경찰과 소방이 이 대표의 상태를 ‘1.5㎝가량의 열상’으로 발표하면서다. 이에 민주당은 “명백한 가짜 뉴스”라며 “의학적 판단에 의하면 2㎝의 창상, 내지는 자상으로 보는 게 맞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한 차례 취소 끝에 4일 브리핑을 연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이 대표 좌측 목뒤 1.4㎝ 자상이 있었으며, 속목정맥 60% 정도가 예리하게 잘렸고 핏덩이가 있었다”고 밝혔다. 민 교수는 이재명 대표의 수술을 집도했다. 이 대표 수술 집도의가 직접 이 대표의 목 부위 상처가 자상이었음을 확인한 셈이다.
반면 열상은 피부가 찢어지며 생긴다. 일상에서 비교적 흔한 상처로 넘어지거나 부딪히며 많이 생긴다. 칼 등에 베이는 상처인 ‘절상’과 달리 상처 경계가 명확하지 않고 울퉁불퉁, 너덜너덜한 게 특징이다.

표재성 외상(상처) 종류 ⓒ News1
그는 육안으로 봤을 때 2㎝ 창상, 내지는 자상으로 보는 게 맞다며 칼에 의해 가격당해 생긴 상처이기 때문에 열상이란 표현 자체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상처 크기를 당국이 축소하는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소방당국은 도착 시 환자 상태를 파악한 내용이 “목에 1.5㎝의 열상, 의식이 있으며 지혈된 상태였다”며 전문 의료진이 자세히 진료한 결과와는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심혈관 전문의들은 부산에서 흉기 공격을 당한 이 대표가 헬기로 서울로 이송돼 사건발생 5시간여 만에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것을 두고 “납득할 수 없는” “상식 밖”, 더 심하게는 “살인미수”라는 격한 표현을 써가며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했다.
민주당이 밝힌 대로 이 대표의 목 내경정맥 60%가 손상된 정도면 매우 위험한 상태이기 때문에 권역외상센터가 있고 우수한 의료진을 갖춘 부산대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게 올바른 의학적 판단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럼에도 이 대표 측과 민주당이 이동에만 몇 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수하고도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한 것에 대해 이 대표의 상처가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수술 후 찍은 사진을 보면 피가 솟구치는 것 같지 않고 목 근처에 근육이나 피부 근육, 신경 손상 등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상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내경정맥 혈관 재건술 같은 경우 수술 후 짧으면 3~4일 입원하고 길어도 일주일”이라며 “다만 일반인이 다친 것과 이재명 대표가 다친 것은 다르니 얼마나 입원할지는 모르겠다”고도 했다,
이날 민 교수와 전날 민주당 설명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좌측 목 부위에 흉쇄유돌근이라 하는 목빗근 위로 1.4㎝ 칼에 찔린 자상을 입었다. 근육을 뚫고 그 아래의 속목정맥 60% 정도가 예리하게 잘려 있었으나, 다행히 경동맥이나 뇌신경·식도·기도 손상은 없었다.
한편, 박도중 서울대병원 대외협력실장(위장관외과 교수)은 브리핑이 한 차례 미뤄진 이유에 대해 “준비했으나 수술 후 법리 자문 결과 의료법과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환자 동의 없이 발표할 수 없었다”며 “외상환자 특성상 안정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이 대표가 회복된 만큼 이 대표 가족들이 언론 브리핑에 동의해 진행하게 됐다”고 다. 이 대표는 전날(3일) 오후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졌고 의사소통이 가능한 만큼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