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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여년 전 조선의 밤 스쳤던 별똥비…오늘밤 사분의자리 유성우

입력 | 2024-01-04 17:17:00

오후 6시 이후 시간당 최대 80개 별똥별 관측 가능
2009년 국내 연구팀에 의해 최초로 근원 밝혀져




갑진년 첫 우주쇼가 오늘 밤 시작된다. 시간당 최대 약 80개의 별똥별이 밤하늘을 수놓는다.

4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이 날 사분의자리 유성우가 밤하늘에서 펼쳐진다. 이날 저녁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시간당 최대 80여개의 별똥별이 쏟아지는 장관을 연출할 전망이다. 이 날 오후 6시가 극대 시간으로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사분의자리 유성우는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쌍둥이자리 유성우와 함께 3대 유성우 중 하나로, 매년 1월 초에 발생한다. 속도는 초속 41㎞이며, 단기간에 많은 양의 별똥별이 떨어지는 유성우로 구분된다.

유성우 이름은 유성우의 복사점이 위치한 별자리 이름을 따서 짓게 된다. 유성우는 하늘의 특정 지점을 중심으로 별똥별이 떨어지는 현상인데, 그 지점을 복사점이라 부른다. 사분의자리 유성우는 복사점이 사분의자리에 있다고 해서 이처럼 부르지만, 현재 사분의자리는 용자리에 편입돼 사라졌다.

사분의자리 유성우의 기원은 2009년 국내 연구팀에 의해 최초로 밝혀졌다. 한국천문연구원 국제천체물리센터 고천문연구그룹의 이기원, 양홍진 박사와 경북대학교 박명구 교수 등으로 이뤄진 연구팀은 조선왕조실록의 혜성 기록을 분석해 성종 21년(1490년) 말에 나타난 혜성이 사분의자리 유성우 기원임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성종실록에는 약 40일의 혜성 관측기록이 수록돼 있다. 성종실록에는 “어젯밤 일경에 허성의 궤도에 약한 빛이 있었는데 길이가 3, 4척이었습니다”(11월23일) “지난밤에 약간의 빛이 있는 별이 위수 궤도로 옮겨 들어갔고”(11월25일) “지난밤에 혜성이 위수 11도로 옮겨 갔는데 북극과의 거리가 75도 반이었으며, 꼬리의 길이는 1장 남짓하였습니다”(11월29일) 등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영국왕립천문학회지(MNRAS)에 게재됐다.

다만, 이날 유성우 관측 조건이 좋은 편은 아니다. 극대시간이 초저녁이고 새벽 1시쯤 반달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흐린 날씨도 변수다. 구름이 낄 경우 유성우 관찰이 어렵기 때문이다.

유성우 관측에는 맨눈이나 쌍안경을 이용하는 게 좋다. 순식간에 지나가는 별똥별을 망원경으로 보기엔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사분의자리 유성우 이후에도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와 쌍둥이자리 유성우가 각각 올 8월, 12월 밤하늘을 장식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