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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평산마을 등 6차례 미행하며 범행기회 엿봐…‘확신범’ 모습도

입력 | 2024-01-04 18:26:00

사건 전날인 지난 1일 김해 진영 봉하마을에서 포착된 김씨 추정 인물 모습. (사회관계망서비스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찌른 김모씨(67)는 지난해부터 이 대표의 동선을 따라다니며 범행 기회를 엿본 것으로 드러났다. 흉기도 범행에 사용하기 쉽도록 개조하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4월 민주당에 입당한 뒤 6월부터 6차례 정도 이재명 대표가 참석하는 행사 일정을 파악해 현장을 찾아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전날인 1일, 김씨는 이 대표가 방문한 경남 봉하마을 참배 현장에도 나타나 주위를 배회했다. 이 모습은 SNS(사회관계망)에 올라온 영상에 포착되기도 했다.

김씨는 같은 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살고 있는 양산 평산마을에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평산마을은 이 대표가 다음날인 2일 사건 장소인 부산 가덕도에 이어 방문하기로 돼 있던 장소다.

이 때문에 김씨가 가덕도에서 범행에 실패할 경우 평산마을에서 재시도 하기 위해 사전에 현장을 답사한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경찰은 범행 전날 김씨가 울산에도 들렀다고 밝혔지만 울산에서 무엇을 했는지 등의 행적은 수사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중순 인터넷으로 구입한 흉기를 범행에 사용하기 쉽도록 미리 개조하기도 했다. 총 길이 17㎝, 날 길이 12.5㎝ 등산용 칼로, 범행 당시 손잡이에 A4 용지를 감싸서 사용했다.

김씨는 이 대표를 찌르고 경찰에 체포된 뒤 “살해하려 했다”고 당당히 밝히거나 반성문을 ‘변명문’이라고 말하는 등 ‘확신범’의 모습을 보였다. 확신범은 정치·종교·사회 등에 대한 신념이나 확신이 결정적인 동기가 돼 범행을 저지른 범죄자를 뜻한다.

경찰은 이를 고려해 김씨 수사에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그의 범죄심리를 파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3일 충남 아산의 김씨 자택과 사무실, 차량 등에서 압수한 휴대폰 3대, 컴퓨터 3대, 플래카드 4점, 업무용 노트 등을 분석·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날 김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때 제출한 변명문의 내용은 수사자료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부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