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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공매도 부작용 해소 때까지 계속 금지”

입력 | 2024-01-04 21:25:09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도 용인시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4/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신년 첫 업무보고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시행한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해 “6월까지 한시적으로 금지하고 선거가 끝나면 풀릴 것이라는 분들도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경기 용인시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주부 소상공인 청년 등 국민들이 참여해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형식으로 열린 신년 업무보고에서 “공매도는 부작용을 완벽하게 해소할 수 있는 전자시스템이 확실하게 구축이 될 때 이것을 푸는 것이지, 그게 안 되면 계속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인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공매도를 금지했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6일부로 증시에 상장된 모든 종목의 공매도 거래를 전면 금지한 바 있다.

또 윤 대통령은 “재임 중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늘리겠다”며 “앞으로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R&D 투자가 국민 경제를 살찌우는 방향으로 효과를 발휘하도록 과감하게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R&D 예산 확대를 공식 행사에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경남 창원시에서 자동차 중소부품회사를 운영하는 한 사업가가 윤 대통령에게 “R&D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한 데 대한 화답이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정부와 국민 사이에 핵이 터져도 깨지지 않을 만한 아주 두툼한 콘크리트 벽이 있다. 그것을 깨야 한다”며 소통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거시 (경제) 지표는 좋은데 (국민이) 아직 이것을 느끼지 못한다면 현장에서 알뜰하고 세심한 정책 집행 배려가 좀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라며 “첫 번째로 국민 경제 발전을 지속할 수 있는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국민들이 느끼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측면에서 국민의 자유선택을 저해하는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규제 개선을 두고 윤 대통령은 “우리가 자유시장 경제시스템을 국가발전의 경제 성장의 기본 프레임으로 가져간다는 얘기는, 규제를 푼다고 할 때 그것이 은혜적이고, 마치 무슨 선거를 앞두고 주민들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개념이 아니라 원래는 불필요한 규제를 해선 안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헌법적인 관점, 자유시장경제라는 관점에서 저희가 규제 문제라는 것도 아주 원점에서 들여다볼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오면서 자유시장경제라는 걸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경제성장을 위해 과감히 풀겠다고 하는 얘기는, 근본적으로 규제해선 안 될 것들이 규제가 너무 많이 돼 있기 때문에 이거는 국민들의 자유로운 선택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민주화가 돼 나가는 과정에서 정치과잉과 선거과정을 통해 이런 자유시장경제, 국민들의 자유로운 선택을 존중하는 이런 원칙이 잘 안 서있었다”며 “표를 많이 얻을 수 있는 데에, 표를 많이 얻기위한 정책을 만들어왔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그러다보니 우리 헌법에 보장돼 있는 개인적인 권리, 국민의 집합적 선택의 자유, 이런 것들이 다 무시돼있고 어떻게 하는 것이 선거에서 이기느냐 이런 쪽으로만 (정책이) 돼 왔다”고 평가했다.

올해 업무보고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부처별로 개최한 지난해와 달리 민생 주제별로 다양한 정책 현장을 찾아 윤 대통령이 국민, 전문가와 토론하는 방식으로 개최된다. 이날 토론회가 열린 용인은 앞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될 예정지며,  중소기업인력개발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을 상징하는 의미가 담겼다. 중소기업인, 개인투자자, 소상공인, 용인시 주민 등 국민 70여 명은 현장에서, 60여 명은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수백억 원 규모 불법 공매도 정황을 추가로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불법 공매도 조사의) 상당 건에 대해선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국민께 조만간 해당 내용을 설명해 드리고 공매도 제도 개선에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