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피습] 서울대병원 수술 사흘만에 브리핑 “내경정맥 꿰매고 근육동맥 지혈… 뇌신경-기도엔 칼날 닿지 않아” 李, 일반병실로 옮겨져 죽으로 식사… “쇳소리 나는 목소리로 새해 인사도”
李 상처부위 설명하는 집도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수술을 집도한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자신의 목을 짚으며 이 대표의 상처 부위를 설명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에서 피습을 당해 입은 상처가 ‘1.4cm 자상’이라고 서울대병원 집도의가 4일 오전 공개 브리핑에서 직접 밝혔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당초 수술 당일 브리핑을 예정했다가 취소한 뒤 이틀 만에 처음 마이크 앞에서 수술 내용 등을 설명했지만 질문은 받지 않았다.
● “이 대표 상처는 1.4cm 자상”
하지만 민 교수는 “목 부위는 혈관, 신경, 기도, 식도 등 중요한 기관이 몰려 있어 상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얼마나 깊이, 어느 부위를 찔렸는지가 중요하다”며 “(사건 초기엔) 기도 손상이나 내경동맥 손상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확인 결과 흉기는 피부와 근육을 관통하고 그 아래 내경정맥에 닿아 혈관 둘레의 60%가량이 손상된 상태였다. 다행히 내경정맥 바로 밑에 있는 내경동맥과 뇌신경, 기도, 식도에는 칼날이 닿지 않았다고 한다. 내경동맥이 손상됐다면 수 분 내에 숨질 수 있고, 뇌신경이 손상되면 마비 증세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 “난이도 높은 수술이라 전원 받아들여”
수술의 핵심은 내경정맥의 찢긴 부위를 봉합하는 ‘혈관재건술’이었다. 민 교수는 “2차 감염 방지를 위해 상처 부위를 충분히 세척한 뒤 내경정맥 상처 9mm를 꿰맸다”고 밝혔다. 동시에 근육 동맥 등 작은 혈관이 파열돼 ‘헤모클립’이라는 도구로 지혈시켰다. 이후 수술 부위에 생길 수 있는 피딱지, 고름을 몸 밖으로 빼내기 위한 배액관을 삽입한 뒤 상처를 봉합했다. 수술은 2일 오후 4시 20분경부터 오후 6시경까지 진행됐고, 이 대표는 수술 준비 시간 등을 포함해 약 2시간 동안 전신마취 상태였다.
하지만 부산대병원 김영대 권역외상센터장은 동아일보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부산대병원에서 수술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었지만 이 대표의 가족과 비서 등으로부터 서울대병원 이송을 원한다고 들었다. 일부 직원이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며 반대했지만 센터장으로서 이송은 할 수 있는 상태라고 판단해 이송시킨 것”이라고 했다. 부산시의사회도 4일 성명을 내고 “상태가 위중했다면 당연히 부산대병원에서 수술받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 서울대병원, 수술 후 41시간 반 만에 브리핑
당초 서울대병원은 이 대표 수술 중인 2일 오후 5시 10분경 출입기자단에 이 대표 수술 경과 등에 대한 브리핑을 예고했다가 취소했다. 이후 이 대표의 상처 크기와 성격 등을 놓고 논란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3일 “갑자기 브리핑이 취소된 게 이해되지 않는다. 병원 측이 윤석열 정권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도 했다.
전날 오후 일반병실로 옮겨진 이 대표는 4일 병실에서 휴식을 취했다. 이 대표 측은 “이 대표의 목소리가 수술 전과 다르다. 4일 오전까지도 쇳소리가 나는 목소리로 새해 인사를 했다”며 “이 대표는 병상에서 죽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빠른 시간 내 당무 복귀 의지를 갖고 있다”며 “의료진 판단이 따라야 하기 때문에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