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무한경쟁 2.0] ‘CES 2024’ 9일 美서 개막 MS-인텔 등 글로벌 빅테크… 어디서나 접속 가능 AI 선뵐듯 AI활용 뷰티테크-헬스케어 주목… 거물들 기조연설도 AI가 주인공
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는 빅테크와 모빌리티·유통 공룡들이 차세대 인공지능(AI) 기술을 두고 각축을 벌인다. 구글과 아마존은 AI를 접목한 모빌리티 기술을, 글로벌 반도체 공룡들은 인터넷 연결 없이도 생성형 AI를 쓸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 칩’을 대거 선보인다.
올 한 해 글로벌 IT 업계 트렌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기조연설에서도 글로벌 거물들이 나서 AI를 융합한 경영 혁신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챗GPT발 AI 혁명’이 모든 산업으로 확산되며 ‘세상에 없던 AI 기술’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빅테크, 온디바이스·모빌리티 AI에 집중
가장 주목되는 것은 ‘온디바이스 AI’다. 온디바이스 AI는 인터넷 없어도 생성형 AI를 구동하는 기술이다. 이전에는 인터넷을 타고 클라우드 등 외부 서버에 접속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제는 외부 서버 없이 디지털 기기 안에서 AI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업체인 인텔과 퀄컴은 자사의 온디바이스 칩 기술력에 대해 자세히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최근 AI 연산에 특화된 신경망처리장치(NPU)가 내장돼 딥러닝에 활용할 수 있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북4’를 포함해 레노버, HP, 델 등 글로벌 PC업체들이 이를 장착해 본격적인 AI PC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지난해 CES에서는 챗GPT 기반의 기술이 공개된 것이 거의 없었다”며 “하지만 올해는 챗GPT라는 ‘퀀텀점프’ 기술을 반영한 업체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접목했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완성차 업체 중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에 AI를 접목한 ‘MBUX 가상 어시스턴트(비서)’를 공개한다고 예고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AI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에 활용하는 기술 방향에 대해 소개할 계획이다.
●AI 접목한 뷰티테크와 헬스케어
이번 CES에서는 AI를 활용한 ‘뷰티테크’도 주목받고 있다.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며 소비재 기업들이 제품을 개발하고 마케팅하는 방식에도 AI가 깊게 관여하는 것이다.
LG생활건강은 LG그룹사의 초거대 AI ‘엑사원’이 만든 도안을 활용해 옷이나 신체에 문신을 해주는 휴대용 무선 프린터 ‘임프린투’를 공개한다.
국내 스타트업 업체들은 AI 헬스케어 기술을 대거 내놓는다. 삼성전자 사내벤처로 출발해 2020년 독립한 스타트업 옐로시스는 AI가 소변을 분석해 당뇨를 비롯한 건강 이상을 잡아내는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다.
국내의 다른 스타트업인 텐마인즈는 AI 베개 ‘모션슬립’을 선보인다. 산소 포화도와 소음도를 측정해 베개 속 에어백을 움직여 숙면을 도와주는 기술을 탑재했다.
● 글로벌 거물도 기조연설서 “AI 혁신”
CES 전시 기간인 9∼12일(현지 시간) 연쇄적으로 진행되는 기조연설에서도 AI가 주인공이다. 팻 겔싱어 인텔 CEO와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CEO 등은 온디바이스 AI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기조연설에서는 전기전자 이외 기업들 수장들이 대거 참석해 AI를 접목한 경영 방향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나스닥(금융), 월마트(유통), 엘레반스 헬스(의료보험), 베스트바이(전자제품 유통)의 수장들이 AI가 바꾸는 서비스와 소비자 경험을 소개한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 CES의 슬로건은 ‘모두를 위한, 모든 기술의 활성화(All Together, All On)’로 정해졌다. 윤종영 국민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교수는 “모든 곳에 AI가 들어간다는 것이 이번 CES의 기조”라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자사의 사업에 AI가 어떻게 더 유기적으로 적용했느냐를 보여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