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회장, 태영건설·티와이홀딩스서 23억 수령 고연봉·워크아웃 자구안 부족…자기 배 불리기 지적도 이복현 금감원장 "1원도 안 내놓고 남의 뼈 깎는 자구안" 비판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자구안을 내놓은 태영건설을 두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원도 안 내놓고 남의 뼈 깎는 자구안’이라고 일갈한 가운데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이 지주사 및 계열사를 통해 23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윤세영 창업회장도 태영건설에서 매년 10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았다.
태영건설이 부실 경영으로 워크아웃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정작 오너 일가는 ‘자기 배 불리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윤석민 회장(등기이사)은 태영건설로부터 10억2600만원(급여 8억3000만원·상여 1억9600만원),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로부터 12억9300만원(급여 5억9300만원·상여 5억9300만원)을 각각 수령했다. 총 23억1900만원 규모다. 윤세영 창업회장은 태영건설에서 윤석민 회장과 동일한 10억26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보수에 대해 태영건설 측은 “직위별 임원연봉 테이블에 의거해 급여를 지급했으며, 성과급은 경영성과 창출을 위한 리더십 발휘 및 내부통제(사고 미발생) 등으로 구성된 비계량 지표를 고려해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윤석민 회장은 그간 고액 연봉을 받아오면서도 정작 회사는 워크아웃이 발생해 ‘자기 배 불리기’에 몰두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시에 따르면 태영건설과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비슷한 기업인 계룡건설 한승구 회장은 연봉이 5억원 미만이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높은 대우건설 백정완 대표는 5억600만원(2022년)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당국과 채권자들은 오너 일가의 워크아웃 자구안을 확인하고, 진정성을 의심하는 눈초리다. 전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자구계획을 ‘오너 일가의 자구계획’, ‘자기 뼈가 아니라 남의 뼈를 깎는 방안’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태영그룹 오너 일가가 수천억원의 자산을 보유했음에도 이번 자구 계획에서 단 1원도 내놓으려 하지 않아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태영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SBS 지분 매각에 선을 그은 상태다.
티와이홀딩스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산업은행에 약속한 그룹 차원의 자구계획 중 자회사인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 중 잔액 259억원이 지난 3일자로 태영건설에 지원됐다”고 말했다.
이어 “1549억원 중 400억원은 워크아웃 신청 직후 태영건설의 협력업체 공사대금 지급에 지원됐다”며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에 따라 티와이홀딩스에 청구된 연대채무 중 리테일 채권의 상환에 890억원이 투입됐고, 나머지 259억원도 태영건설 공사현장 운영자금 등에 지원됐다”고 설명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오는 11일 열리는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서 결정된다. 워크아웃 신청이 받아들여지려면 신용 공여액 기준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