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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이재명 습격범 신상공개 검토…범행 전날 가덕도 방문”

입력 | 2024-01-05 11:23: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공격한 피의자 김모 씨가 4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부산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부산=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혐의로 구속된 김모 씨(67)가 범행 전날 가덕도를 사전 답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김 씨가 경찰에 제출했다는 8쪽짜리 ‘변명문’의 제목은 ‘남기는 말’로, 정치적 내용이 장황하게 적혀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미수범인 김 씨의 신상 공개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5일 수사 관련 브리핑을 열고 현재까지 확인된 김 씨 행적에 대해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범행 전날인 지난 1일 오전 주거지가 있는 충남 아산에서 KTX를 타고 부산역에 도착했다. 이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과 양산 평산마을을 찾았다. 봉하마을은 같은날 이 대표가 방문했던 곳이고, 평산마을은 이튿날 이 대표가 부산 가덕도 일정 이후 방문하기로 예정된 곳이었다.

김 씨는 1일 오후 양산 평산마을에서 울산역으로, 울산역에서 다시 부산으로 이동했다. 그는 강서구 가덕도로 이동한 뒤 인근 모텔에서 숙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이튿날인 2일 오전 10시 27분 가덕도 신공항 건설 예정 부지를 둘러보고 이동하는 이 대표를 흉기로 찔러 현장에서 체포됐다. 그는 4일 구속됐으며 구속 기간 만료는 이달 11일이다.

경찰에 따르면 4일 김 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이동하던 중 경찰에 제출했다던 ‘변명문’은 사건 당일 김 씨의 외투에서 경찰이 압수한 문건으로 확인됐다. 정확한 제목은 ‘남기는 말’로, 김 씨는 해당 문서에 ‘역사적 사명감’을 언급하며 자신의 행동이 옳은 일이라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된 것과 김 씨가 쓴 글 내용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일부 내용이 기사 내용과 비슷한 취지인 것은 맞다”고 밝혔다. 이어 “글의 내용과 김 씨의 진술은 대체로 일치하며, 상세한 내용은 압수물이기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4일 오후부터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김 씨의 진술과 심리를 분석하고 있다. 현재까지 김 씨의 정신 병력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김 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한편, 김 씨의 공범·배후세력 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김 씨에 대한 신상공개위원회 개최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