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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한 룸에 딴 손님…75만원 환불도 거절” 대게집에 경찰 출동 [e글e글]

입력 | 2024-01-05 12:06:00


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미리 예약한 식당에 방문했을 때 자리가 없어 수십만 원의 결제 금액 환불을 요구했지만, 식당 측이 거절했다는 사연이 전해지면서 공분이 일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식당의 환불거부 어디에서 도움받을 수 있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식당에 가서 예약한 방이 있다고 해 결제했는데 막상 보니 방이 없어 음식도 먹지 않고 환불 요청했는데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A 씨는 지난 연말 울산의 한 대게집을 예약하고 온 가족이 방문했다. 해당 식당은 1층에서 생물을 고르고 결제한 뒤 위층에서 상차림비를 별도로 내고 먹는 방식의 가게였다고 한다.

당시 A 씨 가족은 대게를 고르고 75만 원 결제했다. 이후 위층으로 올라갔지만 예약했던 방에 빈자리가 없었고 결제 취소를 놓고 다툼이 벌어진 것이다.

A 씨 측은 예약한 방이 없어 다른 식당에 가겠다며 결제 취소를 요구했지만 식당 측은 이미 생물인 게를 죽였기 때문에 환불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홀에 자리를 마련해 줄 테니 먹거나 포장해 가라고 전했다.

A 씨 가족과 식당 측의 대치가 이어지자 결국 경찰까지 출동하게 됐다.

A 씨는 “홀에서 먹을 것 같았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고 분명 일주일 전에 방으로 예약하고 온 건데 카드 취소는 해주기 싫고, 먹고 가던지 갖고 가라는 식으로 나오길래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이 형사 사건이 아니기에 경찰이 해줄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끝내 식당 측은 결제 취소를 해주지 않았고 A 씨 가족은 결제 금액을 그대로 두고 다른 식당으로 이동해 밥을 먹었다고 한다.

A 씨는 “더 이상 얘기해도 시간만 흘러갈 거고 결제 취소는 안 되겠구나 싶어 기분만 상한 채 다른 곳으로 가서 늦은 저녁 식사를 했다”며 “식당 측에 내용증명을 보냈고 민형사 소송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식당 측이 제시한 A 씨 결제 영수증과 귀가 CCTV 장면. 식당 측 제공


이에 대해 동아닷컴은 식당 측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해명을 들을 순 없었다. 하지만 이후 식당 측은 메일을 통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A 씨는 2023년 12월 31 오후 7시 30분에 예약을 했지만, A 씨가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12분경에 방문했다”고 전했다.
이어 “A 씨와 가족들에게 미리 왔으니 홀에서 기다리면 예약 시간 전 방으로 모시겠다고 전했다”고 주장했다.

식당 측은 A 씨가 오후 8시까지 기다렸다고 주장한 부분과 ‘홀에서 안 먹을 거면 포장해 가라고 들었다“라고 주장한 데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후 6시 21분경 A 씨가 결제했다는 카드 내역과 A 씨와 가족들이 7시 15분 귀가했다고 주장한 CC(폐쇄회로)TV 사진을 제시했다.

식당 측은 인터뷰에 응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인터뷰는 편집된 녹취 등의 우려가 있어 현재 사양하고 있다”고 전했다.

식당 측은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는 “방을 잡아두긴 했다. 앞서 이용하던 손님이 오랜 시간 이용하며 생긴 문제”라면서 “홀에 자리를 마련해주고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하고 포장 권유도 했지만 손님이 막무가내로 환불만 요구했다. 현재 손님이 결제한 게는 냉동실에 보관하고 있으며, 법에 따라 대처할 계획”이라고 했다.

사연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이건 다툼의 여지 없이 식당 잘못이다, 무조건 환불 받아야 한다”, “손님만 잡아두고 갑질”, “예약을 했는데 자리가 없으면 서서 먹어야 한다는 건가”, “시간이 정해져 있는 예약 상태면 그 앞 손님에게 미리 말 하고 받아야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 엉뚱한 식당이 해당 식당으로 지목 돼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식당과 같은 건물에 있는 B 식당 측은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우리가 운영하는 식당이 아닌데 새벽시간에도 욕설과 비방이 섞인 전화가 많이와 괴롭다”며 “연 이틀간 무례한 전화가 많이와서 경찰에 고소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