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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CES 휩쓰는 AI… 무한경쟁 헤쳐 나갈 韓 생존전략 급하다

입력 | 2024-01-05 23:54:00


재작년 말 오픈AI의 챗GPT 공개로 본격화한 생성형 인공지능(AI) 혁명이 세계 경제 지형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도 AI라고 한다.

한국 대기업을 비롯해 세계 주요국 최고경영자(CEO)들은 다음 주 라스베이거스에 총집결하는 모양새다. AI가 바꿀 미래상을 엿보기 위해서다. 이번에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안에서 AI를 구현하는 첨단 ‘온디바이스AI’ 기술을, 현대차는 자동차에 AI를 접목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만 500여 개 기업이 참가해 일상 속에서 파고드는 AI 융합 기술들을 선보인다고 한다.

지난해부터 전 세계의 투자는 AI에 집중되고 있다. 미국에선 작년에 총 270억 달러, 약 35조5000억 원의 투자가 AI 스타트업에 몰렸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조 바이든 정부는 해외 우수 AI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비자 혜택을 강화한 ‘AI 행정명령’까지 내놨다. 이에 뒤질세라 중국도 147억5000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미중 경쟁에 자극받은 아랍에미리트(UAE), 프랑스, 인도 등은 자국 AI 스타트업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한국은 부족한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적극적 투자에 힘입어 AI 경쟁력을 갖춘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세계 62개국을 대상으로 한국경제인협회가 평가한 AI 순위에서 한국은 미국 중국 싱가포르 영국 캐나다에 이은 6위로 꼽혔다. 하지만 특허 수만 3위로 선두그룹에 속했을 뿐 민간 투자는 18위, 인재 경쟁력은 12위 수준에 머물렀다.

AI 및 AI 융합기술 보유 여부는 향후 수십 년간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할 최대 변수다. AI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못 내고 있는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 애플은 새해 첫날부터 주가가 급락했다.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AI 내셔널리즘(국가주의)’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무한경쟁에서 치고 나갈 수 있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