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올스타 최다득표 박지현 “내일 깜짝쇼 기대를”

입력 | 2024-01-06 01:40:00

두살 위 오빠 박지원 따라 농구 택해… 열심히 뛴다고 팬들이 ‘댕댕이’ 별명
우리은행 팀내 공헌도 1위-전체 3위
“난 스물넷 용띠… 유니폼도 파랑
청룡의 해에 통합우승 추가할 것”



여자 프로농구 데뷔 후 6번째 시즌을 뛰고 있는 박지현(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6∼25일 진행된 올스타 팬 투표에서 최다 득표 선수로 이름을 올리며 최고의 한 시즌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박지현이 4일 서울 성북구 우리은행 훈련 체육관에서 드리블 자세로 카메라 앞에 섰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댕댕이’ 박지현(24·우리은행)은 어린 시절부터 인기가 참 많았다. 또래보다 키가 한 뼘은 큰 데다 운동도 잘했다. 박지현에게 농구, 육상, 태권도 코치들이 ‘제발 같이 운동하자’고 매달리기 바빴다. 박지현은 결국 농구를 택했다. 두 살 터울인 오빠 박지원(26·상무)도 농구를 하고 있었던 데다 개인 종목보다는 팀 스포츠가 자신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매가 모두 농구 선수를 꿈꾸게 되자 부모님은 아침에도 소고기를 굽고 자기 전에는 우유를 꼭 챙겨 먹이면서 성장을 도왔다.

키가 182cm까지 자란 박지현은 이제 여자 프로농구에서 인기가 제일 많은 선수가 됐다. 이번 시즌 올스타 팬 투표에서 총 3만2639표를 얻어 데뷔 6시즌 만에 처음으로 최다 득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여자 프로농구에서 데뷔 6번째 시즌이 지나기 전에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차지한 선수는 이경은(37·신한은행)에 이어 박지현이 두 번째다.

4일 서울 성북구 우리은행 훈련 체육관에서 만난 박지현은 최다 득표 올스타가 된 것을 두고 “신인상을 탔을 때보다 기분이 더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농구를 처음 시작한 순간부터 내가 농구를 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농구가 너무 즐겁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이렇게 많은 응원을 받을 수 있다는 건 큰 선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지현은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팬들 마음에 닿은 것 같다”며 자신이 최다 득표 선수가 된 이유를 짐작했다. ‘댕댕이’라는 별명도 강아지처럼 열심히 뛰어다닌다고 해서 팬들이 붙여준 것이다. 박지현은 “아니면 우는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서 모성애로 뽑아주신 건지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2018∼2019시즌 신인상을 탄 박지현이 국어책 읽듯 또박또박 수상 소감을 밝히다가 “왜 눈물이 나죠?”라고 말하며 눈물을 훔치는 장면은 유튜브에서 조회 수 10만 회를 넘길 정도로 많은 팬의 관심을 끌었다.

이번 시즌 박지현은 ‘공헌도’ 545.30으로 여자프로농구 전체 3위, 우리은행 팀 내에선 1위다. 공헌도는 득점, 도움, 리바운드, 블로킹, 가로채기, 굿디펜스(공격자 반칙을 유도하는 수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매긴다. 그만큼 박지현이 공격과 수비에 걸쳐 ‘올라운더’로 활약했다는 의미다.

박지현은 “공격을 아무리 잘해도 수비를 못하면 반쪽짜리 선수밖에 안 된다고 생각한다. 슛은 이렇게 던지고 저렇게 쏴도 안 들어갈 때가 있지만 수비와 리바운드는 진짜 열심히 하면 반은 먹고 들어간다”며 “연차가 쌓이면서 언니들에게 맡기는 대신 내가 앞장서야 한다고 마음가짐을 바꾼 것도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현은 2000년 4월생 용띠다. 그는 “올해가 청룡의 해이지 않나. 내가 용띠인데 우리 팀 유니폼도 파란색이라 청룡의 기운을 제대로 받을 것 같다”며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팀이 통합우승을 차지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 우리은행(14승 2패)은 KB스타즈(15승 2패)에 0.5경기 차로 뒤진 2위로 올스타 휴식기를 맞았다. 우리은행이 한 경기를 덜 치렀다.

‘휴식기’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박지현은 올스타전 퍼포먼스 준비로 바빴다. 박지현은 “팬 여러분께서 그동안 선물을 참 많이 주셨는데 보답할 기회가 없었다”며 “이번이 그 기회라고 생각한다.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으니 기대하셔도 좋다”고 했다. 2023∼2024시즌 올스타 경기는 7일 오후 1시 반 우리은행의 안방인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