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6일부터 30일까지 열린 북한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 참석한 김정은 당 총비서.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발표한 경제 성과는 ‘보여주기식’으로 오히려 ‘동원경제’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 김인태·김주현 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슈브리프 ‘북한 제8기 9차 당 전원회의 평가: 보여주기식 성과와 호전적 대적관 과시’를 통해 이렇게 지적했다.
북한이 지난해 12월31일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결과 보도를 보면 보도의 앞 부분에 경제부문의 성과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은 알곡과 전력, 석탄, 질소비료, 압연강재, 유색금속 등 12개 중요고지를 100% 점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경제부문 실적이 8차 당 대회 이전인 2020년보다 크게 성장했고, 국내 총생산액도 1.4배 증가했다고 북한은 주장했다.
이밖에 평양시와 농촌의 살림집 건설, 주요 기간산업 현대화, 인민생활 향상에 필요한 건설도 성과로 내세웠다.
김정은 당 총비서도 직접 “인민생활 보장에서 결정적 의의를 가지는 알곡 생산 목표를 넘쳐 수행한 것이 연간 경제 성과의 가장 값비싼 성과”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김인태·김주현 위원은 북한이 과시한 가시적 경제 성과에 계획경제의 구조적 취약점이 나타나 있다고 지적했다. 두 위원은 “북한이 지난해 연초부터 연말까지 대표 성과로 내세운 것은 주로 살림집과 민생시설을 비롯한 건설”이라며 “중앙 주도의 역점 정책과 지방과 하부구조의 건설붐은 북한이 장기적으로 지속한 ‘동원경제’ 방식의 강제노동으로 추진된다”라고 강조했다.
두 위원은 북한이 이번 전원회의에서 전시행정 중심의 경제성과를 과시한 것과 남북관계를 ‘전쟁 중인 두 교전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무력통일 노선으로 전환하는 등 대적관을 명시화한 것을 묶어 2025년에 개최가 예상되는 9차 당 대회를 의식한 조급성이 나타난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하지만 “총동원체제 지속, 통제력 강화, 핵도발, 대적 공세를 병행하는 장기전은 독재정권의 취약성을 수반할 것”이라며 올해 북한 내부의 경제적 어려움과 민생고가 기속돼 체제 이완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