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요양급여 7000만원 부당수령 적발되자 유사 상호명 병원 2곳 열어 복지부 과징금 부과하자 "부당하다" 법원 "제재 공백 막아야…위법 없어"
운영하던 병원에 위법 사항이 적발되자 상호를 바꿔 새로 병원을 연 의사들에게 내려진 과징금 처분이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강동혁)는 지난해 10월 말께 의사 A씨와 B씨가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과징금 부과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이들이 운영하던 경기 안양시의 C병원은 지난 2017년 보건복지부의 현지조사에서 위법적인 운영이 적발돼 폐업 수순을 밟게 됐다.
이들은 C병원이 복지부로부터 폐업 처분을 받자 각자 유사한 상호명을 지닌 병원 2곳을 새로 열었다. 이에 복지부는 이들이 새로 연 병원에 각각 요양기관 업무정지 30일 처분을 내리고 과징금 약 2억2000만원을 부과했다.
건보공단도 이들에게 요양급여 7326만원가량을 환수 처분하자 A씨와 B씨는 해당 처분들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 이들은 “이전 요양시설을 폐업했다면 같은 운영자가 새로 개설한 시설에 대해선 같은 처분을 내릴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에 어긋나므로 위법”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또 “보건복지부는 C병원 운영 당시 요양급여 비용을 부당하게 편취했다는 혐의로 (자신들을) 사기죄로 고발했으나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과징금 처분기준의 고려 없이 상한 액수를 적용한 복지부의 처분은 부당하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요양기관이 폐업해 업무정지 처분이 제재로써 실효성이 없다면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 수단으로 과징금 처분이 필요하다”며 “제재 처분을 받을 우려가 있는 요양기관을 폐업한 후 새로 개설해 운영하는 악용으로 인해 제재 공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업무정치 처분과 과징금 처분은 법적 근거나 성질, 효과가 다른 별개의 처분”이라며 “(A씨와 B씨가 주장한) 대법 판결은 과징금 처분에 대한 판시가 아니기 때문에 법리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원고들은 3년 동안 7380만원의 부당금액을 수령해 그 위법의 정도가 가볍지 않다”며 “과징금 부과로 얻는 공익상 필요가 원고들의 불이익보다 낮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A씨와 B씨는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낸 상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