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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나이퍼’ 장성호 “계단 오르기로 짧고 굵게 땀 흘려요”[이헌재의 인생홈런]

입력 | 2024-01-07 23:39:00


선수 시절 ‘스나이퍼’로 불렸던 장성호(오른쪽)는 9년 차 야구 해설위원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장성호 위원 제공

한국 프로야구에서 1998년부터 2006년까지 9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장성호 KBSN 야구해설위원(47)은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을 칠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확한 타격 덕분에 ‘스나이퍼’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20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친 그는 2016년부터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로 벌써 9년 차 해설위원이다. 2012년 한 스포츠 케이블TV에서 열린 이벤트 당구대회 출전이 그가 해설자가 된 계기였다. 지금이야 당구 중계가 일상화되어 있지만 당시엔 당구 해설을 할 만한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날도 해설자가 따로 없어 경기에 출전한 야구 선수들이 번갈아 중계석에 앉았다. 평소 언변이 좋았던 그는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그곳에서 찾았다. 그는 “굉장히 흥미로운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나에게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은퇴가 다가올수록 큰 소리로 책을 또박또박 읽는 등 나름대로 준비를 했다”고 했다.

야구 해설은 그에게 천직이다. 그는 “팬들이 궁금해할 만한 부분을 공부해서 알려드리는 희열이 있다. 준비한 만큼 좋은 해설이 나올 때 너무 재미있다”며 “요즘 야구는 시시각각 변한다. 덕분에 한 번도 해설 권태기가 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일주일에 두 차례 정도 현장 중계를 하고, 경기 후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에 한두 차례 출연한다. 3년 전부터는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U리그 왕중왕전 해설도 시작했다. 그는 “작년 어느 날엔 프로야구 하이라이트에 출연하고 토론 프로그램 녹화까지 한 후 딱 두 시간 눈을 붙이고 오전 9시에 열리는 대학야구 해설을 하러 나갔다. 그럴 땐 해설이 나의 숙명이라는 느낌도 든다”고 했다.

왕성한 활동의 배경에는 꾸준한 자기 관리가 있다. 요즘도 그는 여전히 주 4, 5회 운동을 한다. 집에서 가까운 서울 한강변을 걷는 것도 좋아하고, 아내와 함께 인왕산과 안산 등 높지 않은 산도 종종 오른다.

하지만 빠지지 않는 뱃살이 그의 고민이다. 장성호는 “운동을 꾸준히 하니까 아픈 곳은 없다. 그런데 운동을 하니 입맛이 돌고 먹성이 좋아진다”면서 “음식 조절과 절주의 필요성을 느낀다. 뱃살만 좀 빼면 내 삶이 완벽에 가까워질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올해부터 계단 오르기를 본격적으로 해 볼 작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던 몇 해 전 그는 계단 오르기 효과를 톡톡히 본 적이 있다. 당시 다니던 피트니스센터가 문을 닫자 그는 집이 있는 아파트 31층을 걸어서 올랐다. 그는 “지하 주차장 3층에서 31층까지 두세 번을 오르내렸다. 시간은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지만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 등을 쓰면서 기분 좋게 땀을 흘릴 수 있었다. 계단 오르기는 짧은 시간 안에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자기 체중을 이용하는 게 가장 좋은 운동이라고 배웠다. 계단 오르기는 나의 신체를 고스란히 쓰는 운동이다. 최소한 이틀에 한 번은 계단을 오르려 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