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단독]“장하성, 김수현-윤성원에 통계유출 지시 정황”

입력 | 2024-01-08 03:00:00

檢, 靑행정관 진술 등 자료 확보
‘靑이 주택통계 빨리 보게’ 지시후
시스템 구상-통계조작 압박 의심



ⓒ 뉴스1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윤성원 전 국토교통부 차관과 장하성 김수현 전 대통령정책실장이 부동산 통계 유출 단계부터 조작을 공모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이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윤 전 차관이 구속될 경우 문재인 정부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로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송봉준)는 2017년 6월초 장 전 실장이 김 전 실장(당시 사회수석비서관)과 윤 전 차관(당시 주택도시비서관)을 불러 주 1회 공표되던 서울시 주간 주택매매 통계를 청와대가 더 빠르게 받아볼 수 있게 하라고 지시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성 중인 통계를 공표 전 제공 또는 누설하는 행위는 통계법으로 금지돼 있다.

검찰은 장 전 실장의 지시를 받은 김 전 실장이 중간 결과 통계인 ‘주중치’와 확정 통계보다 하루 먼저 나오는 ‘속보치’를 청와대가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실장이 매주 통계를 먼저 받아본 다음 윤 전 차관에게 지시하면, 윤 전 차관이 청와대 행정관들을 통해 국토부 산하 한국부동산원에 통계 조작을 압박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한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 행정관들의 진술과 이들이 임의 제출한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자료 등을 통해 이 같은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전 차관은 검찰 조사에서 관련 내용들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차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8일 대전지법에서 진행된다.

검찰이 윤 전 차관의 신병을 확보하면 김 전 실장과 장 전 실장 등 청와대 ‘윗선’에 대한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감사원은 청와대와 국토부가 2017년 6월∼2021년 11월 한국부동산원에 영향력을 행사해 94차례 이상 부동산 통계를 조작했다며 문재인 정부 대통령정책실장 전원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이들은 “시장 상황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의 일환”이라며 “통계 조작이 아닌 현 정부의 감사 조작”이라는 입장이다. 동아일보는 윤 전 차관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