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의 새 길, 신중동] KAEC 등 경제특구 4곳에 적용 5년간 외국인 인력 고용도 허용
현대자동차가 중동지역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로 사우디아라비아의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를 낙점하고 자동차 반조립제품(CKD) 공장을 짓는 것에는 파격적인 인센티브의 영향이 컸다. 거기에 부품 조달과 수출에 유리한 입지도 매력적이었다.
사우디 제2의 도시인 제다에서 북쪽으로 120km 이동하면 나오는 KAEC는 제조업 육성과 물류허브를 추구하는 사우디의 개혁안 ‘비전 2030’의 핵심 원동력 중 하나다. KAEC는 2006년부터 초기 개발이 시작됐다. 사우디 정부는 이곳이 200만 인구를 수용하고 1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공업·관광·물류 도시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100곳 이상의 기업이 이미 KAEC에 둥지를 틀고 있다. 현대차 CKD 공장 부지 인근에도 벌써 사우디의 전기차 브랜드인 ‘시어(CEER)’와 미국의 전기차 업체인 루시드의 생산시설이 들어섰다.
KAEC는 중동 지역을 가로지르는 홍해 연안 중심에 위치해 수출과 수입에 탁월한 입지를 지녔다. KAEC가 품고 있는 킹 압둘라 항구를 통해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부품들을 공급받고, 완성된 자동차 제품들을 다른 중동 지역으로 수출할 수도 있다.
사우디 정부는 KAEC를 자동차산업·정보통신기술(ICT)·제약·물류의 중심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라스 알카이르는 조선업, 자잔은 식품가공업·물류, 리야드는 컴퓨터·제약·항공부품 위주로 키워 나갈 예정이다.
박동휘 현대차 아중동권역본부장은 “KAEC는 입주 업체에 각종 특혜를 제공하는 경제특구인 데다 부품 운송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지리적 장점이 있다”며 “중동국가들의 개발 및 투자 유치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보니, 이들 국가의 경제 개발계획에 부합하는 분야의 업체들에는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제다=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