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發 건설 위기] 금융당국, 오늘 오전 7시반 예정된 ‘F4’회의전까지 추가 자구안 요구… 태영, 오너일가 추가 사재출연 고심 정부 “법정관리 가능성도 대비”
추가 자구책을 놓고 태영그룹과 금융당국 및 채권단 간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무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태영건설 사옥.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태영그룹이 8일 오전 태영인더스트리의 매각대금 중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하지 않았던 890억 원을 다시 건설에 납입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대금 전액 지원은 앞서 채권단이 요구한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개시 조건의 하나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태영그룹과 자구안 협의 중”이라며 “협의가 마무리되면 8일 오전 중에 대금을 납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8일 오전 7시 반으로 예정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이른바 ‘F4(Finance 4)’ 회의 전까지 추가 자구안을 제출할 것을 태영그룹에 재차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 측은 “자구안 이행을 (금융당국과) 협의 중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 ‘데드라인’ 넘긴 태영그룹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워크아웃 결정 시점(11일)을 나흘 앞둔 이날까지 채권단과 약속했던 4개 자구안을 이행하지 않았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이번 주말까지 채권단이 납득할 수 있을 수준의 자구안을 내놔야 한다”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지만 마감 시한이 지나도록 태영그룹은 답을 내놓지 않았다.
채권단은 태영이 제시한 나머지 자구안들도 이사회 의결을 통해 확약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TY홀딩스는 △에코비트 지분 50% 매각 △블루원 지분 매각 혹은 담보 제공 △평택싸이로 지분 62.5% 담보 제공 등의 자구안을 내놓은 바 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밝힌 4가지 자구안 외에 추가 자구책도 마련해야 한다. 채권단은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TY홀딩스나 핵심 계열사인 SBS 지분을 활용한 유동성 확보가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 정부 “법정관리 가능성 대비”
금융당국은 태영건설이 법정관리에 돌입하는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태영건설의 법정관리 가능성은 항상 대비하고 있다”며 “현실화되면 수분양자와 협력업체의 피해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8일 오전 경제 유관기관 4곳(기획재정부, 금융위, 금감원, 한국은행)의 수장들이 참석하는 ‘F4’ 회의에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수용 여부와 함께 법정관리 시 대응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태영건설이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협력업체 공사대금 같은 상거래채권을 포함한 모든 채권이 동결되고 추가 자금 지원도 이뤄지지 않는다. 분양이 끝난 입주 예정자와 협력업체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