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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수능 영어 지문, 일타강사 지문과 유사…‘유착 의심’ 수사의뢰

입력 | 2024-01-08 09:06:00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관련
당시 사설 모의고사 판박이 논란
평가원, 이의신청 있었으나 무대응




교육부가 2022년 치러졌던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문제 지문이 메가스터디 유명 영어 강사의 사설 모의고사 문제 지문과 유사하다는 의혹을 수사 의뢰한 사실이 뒤늦게 파악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8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해당 내용은) 지난해 7월 사교육 업체와 수능출제 체제 간 유착 의심 사례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당시 증거인멸 가능성이나 경찰에서 내용을 밝히지 말라는 협조 요청 등을 이유로 자세한 혐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뒤늦게 전해진 것이다.

이번 사건은 2년 전 치러졌던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의 지문과 관련돼 있다. 당시에 일부 수험생들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이의신청 게시판에 사설 모의고사와 유사하다는 의혹을 제기했던 바 있다.

‘23번 사설(모의고사)과 100% 일치’라는 글을 쓴 한 수험생은 “그 지문을 이미 읽어본 상태인 학생들은 시간 단축에 있어 큰 도움을 받았다”고 적기도 했다.

해당 문제에 쓰인 지문은 미국의 법학자이자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캐스 선스타인(Cass Sumstein)씨가 2020년 출간한 저서 ‘투 머치 인포메이션(Too Much Information)’에서 발췌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스타인 교수는 베스트셀러 ‘넛지’의 공동 저자로 알려져 있다.

당시 평가원은 이의심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수험생들의 의혹 제기에 대처하지 않았다. 당시 평가원은 “영어 23번은 특정 강사의 사설 모의고사 문항과 동일한 출처의 지문을 활용하고 있으나 출처만 동일할 뿐, 문항 유형이나 선택지 구성 등이 다르다”며 “심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수능 출제와 교육계를 둘러싼 유착 의혹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