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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인재 육성의 컨트롤타워 되겠다”

입력 | 2024-01-09 03:00:00

김삼진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사장 인터뷰
국악진흥법 시행, 재단 역할 중요해져
‘전통공연창작마루’서 예술가 지원







김삼진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사장은 “국악진흥법 시행을 계기로 국악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고, 정책의 다양화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제공

《국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국악진흥법이 올해 시행될 예정이다. 지난달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국악계와의 현장간담회에서 올해에는 국악계에 상당한 변화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하 재단)의 역할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재단은 국악진흥법의 전통예술인 창작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 김삼진 이사장에게 재단의 향후 역할에 대해 묻고 들었다.》



-재단 소개와 함께 재단은 어떤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지 말해준다면?

재단은 전통공연예술의 진흥과 활성화를 목적으로 2009년에 설립된 기관이다.

재단은 공연과 축제 운영, 예술인 교육 및 인재육성 사업, 콘텐츠 제작 지원 등 전통공연예술의 성장을 위해 연 100억 원 규모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지난해 64회를 맞았던 한국민속예술제와 국악분야 신진예술인들의 등용문이 되고 있는 신진국악실험무대다. 최근에는 지역 균형성장을 위한 지역 전통공연예술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K컬처의 국제적 위상이 강화되면서 국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

K컬처의 뿌리인 우리 전통예술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의 고유성이 축적된 국악에도 많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국악은 고유성이 응축된 장르인 만큼 강요하는 것보다 깊이 있게 그들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파고드는 세밀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악 공연 건수와 티켓 판매액은 타 장르에 비해 저조한 편이다.

국악 분야는 영세한 규모로, 분업화가 저조하다. 예술가가 창작과 공연도 해야 하고, 모객과 티켓 판매도 해야 하기 때문에 성과를 보이기 어려운 구조다. 관람객이 공연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도 어려워 충성고객이 되기도 쉽지 않다.

재단은 충성고객을 관리하자는 측면에서 ‘웹진 공진단’을 발행하고 있다. 대중에게 100년 전의 이야기를 하는 게 우리 국악의 숙명이다. 대중들에게 더 재밌고 즐거운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한편 노인요양시설 사업이나 문화학교 사업 등 우리 전통음악을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늘려가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청년예술인을 육성하기 위해 펼치는 사업은?

국악이 워낙 숙련된 예술성을 요구하는 장르이다 보니 신진예술가의 진입장벽이 높은 게 사실이다. 재단은 공연·창작에 소요되는 비용을 낮춰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전통공연창작마루(서울 종로구)도 운영한다. 공연 1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대관료, 연습비 등 최소 500만 원이 들지만 창작마루의 연습시설과 공연장 인프라를 활용하면 100만 원 이하로 낮출 수 있다. 이렇게 절약하는 비용은 다시 예술가들의 창작으로 재투입되도록 유도하는 지원 방식이다. 창작마루는 국악인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창작마루를 기반으로 역량강화교육과 육성과정을 운영한다. 역량강화교육과정에선 기획, 실현, 창작 분야별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육성과정에선 신진국악실험무대라는 사업을 통해 예술가로서의 인생의 시작을 돕고 있다.

-국악진흥법이 제정되기까지 20여 년의 시간이 걸렸다. 어떤 의의가 있을까?

국악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고, 특징에 맞는 정책의 다양화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악진흥법은 국악의 진흥과 국악문화산업의 활성화가 골자다. 국악을 보전·계승하는 것을 넘어 산업적 가치까지도 조망하는 것이다. 따라서 산업을 주도할 민간 분야의 활성화를 비롯해 인재육성, 콘텐츠 창작, 유통기반 등을 다져나가야 할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앞으로 우리 재단이 더 많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재단이 집중할 사업은?

국악 분야 창작품이 상품화되도록 집중할 것이다. 작품의 수준이나 내용은 우수한데 티켓 유통이 되지 못해 일반인들이 볼 기회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술가의 창작 의욕이 꺾이는 문제이기 때문에 시급히 개선이 필요하다. 그밖에 지역의 국악인이나 단체가 설 자리를 만들기 위해 지역별 투어 공연 등도 계획하고 있다.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