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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고학력 여성 28.1%가 미혼…출산·육아 지원 필요”

입력 | 2024-01-08 13:30:00

한은 '미혼 인구 증가와 노동 공급 장기추세-BOK이슈노트'




미혼 인구가 증가할수록 향후 경제 활동 참가율 감소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용과 주거 등 경제적 환경을 개선하고 일과 가정 간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 유자녀 기혼 여성이 출산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8일 ‘미혼 인구 증가와 노동 공급 장기추세-BOK이슈노트’를 발간했다. 작성자는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정선영 과장과 한지우 조사역이다. 보고서는 결혼 여부가 노동 공급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핵심 연령층(30~54세)을 대상으로 구의 미혼화 추세를 반영한 중장기 노동 공급을 전망해 보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했다.

미혼 인구 비중은 전 연령대에서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인구 전체로 볼 때 지난 20여 년간 미혼 인구 비중이 3.2%포인트 상승했는데 핵심 연령층 내 미혼 인구 비중은 2000년 7.4%에서 2020년 24.6%로 17.2%포인트 증가했다.

초혼 연령은 남성의 경우 2000년 29.3세에서 2022년 33.7세로 여성의 경우 26.5세에서 31.3세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평생 결혼하지 않는 인구 비중인 생애미혼율은 2013년 약 5%에서 2023년 14%로 높아졌다.

학력수준 별로 살펴보면 지난해1~11월(30~54세 대상)까지 고학력 남성의 미혼 비중은 27.4%, 저학력은 30.9%였지만, 여성 미혼 비중의 경우 고학력은 28.1%, 저학력은 15.9%로 나타났다.

미혼 인구 증가에 따라 노동시장 내 미혼 비중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지만, 성별로 상반된 모습이 관찰됐다. 우선 남성의 경우에는 미혼 인구 비중 증가는 노동 공급 총량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혼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2013~2023년 평균)은 각각 96%와 95%로 미혼 대비 13%포인트, 16%포인트 높고 실업률은 약 4%포인트 낮았다. 또한 기혼 남성은 미혼에 비해 시간제 근로 비중이 낮아 1인당 근로 시간이 길게 나타났다.

반면 기혼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과 고용률(2013~2023년 평균)은 각각 62%와 60%로 미혼 대비 19%포인트, 16%포인트 낮았다. 또한 기혼 여성은 미혼에 비해 시간제 근로 비중이 높아 1인당 근로 시간이 더 짧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혼인율 하락에 따른 미혼 인구 증가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확대하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지만, 남성의 노동 공급을 줄이고 출산율을 낮춰 미래의 노동 공급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미혼 인구 비중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경제활동참가율 장기추세의 정점 시점이 당겨지고 정점 수준이 낮아지며 정점 이후 감소 속도가 가팔라진다는 분석이다.

시나리오별로 미혼 인구 증가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2035년 경제활동참가율은 80.1%를 기록하고 2040년에는 80.0%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30년후 미혼비중이 남성과 여성이 각각 50%와 40%일때는 2040년 경제참가율은 79.8%다. 남성과 여성 미혼비중이 60%와 50%일 때를 가정하며 2040년 경제참가율은 79.3%에 불과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청년층의 장기 취업난과 고용 불안정, 높은 주거비용, 높은 경쟁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결혼에 대한 기회비용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기혼 여성이 출산을 위해 경제 활동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은 결혼의 기회비용을 높이는 만큼 인율과 출산율 제고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 과장은 “일과 가정 간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 유자녀 기혼 여성의 노동 공급 경직성을 완화시켜 일과 출산, 육아를 병행하고자 하는 여성들에게 보다 다양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