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정적 표현 있었어도 명예훼손 의도로 볼 수 없어” “서이초 사건 일단락 국면서 상처 다시 들출까 우려”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갑질 의혹이 제기됐던 학부모가 교사와 네티즌들을 무더기로 고소한 것에 대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고소를 취하해달라”고 8일 촉구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고소 건과 관련해 안산단원경찰서에 제출한 의견서를 공개했다.
앞서 서이초 교사 사망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했다는 의혹을 받은 학부모 A씨는 이 사실을 인터넷에 알린 현직 교사 B씨와 네티즌 26명을 경찰에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전국교사일동은 지난 1일 서울 서초경찰서 앞에서 해당 학부모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선 바 있다.
조 교육감은 “연필 사건과 연관된 학부모가 가해자인 것처럼 인식됐던 저간의 사정이 이런 고소를 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학부모의 애로도 이해한다”면서도,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 추락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이 제고 되고 교권 4법 제정을 통해 서이초 사건이 일단락돼 가는 국면인데, 관련 교사를 고소해 서이초 사건의 상처를 다시 들추어내는 것은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고소 조치에 따른 비난, 또 다른 고소 고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남으로써 이제 해소 국면에 들어선 갈등을 다시 심화시킬 것 같아서 걱정”이라며 “고소가 공동체 회복을 더디게 하고, 교육 현장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고소의 대상이 되는 행위를 한 교사는, ‘교사가 학교에서 사망한 경위가 묻히면 안 된다는 인식만 있었을 뿐, 학부모를 비방할 목적은 전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조 교육감은 “학부모가 고소를 취하해서 서이초의 아픔을 우리가 과거의 기억으로 만드는 것이 더 합리적인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그렇게 호소하고 싶다”며 “경찰도 조사 과정에서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판단을 내려서 이 사건을 처리해주기를 교육감으로서 소망한다”고 밝혔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