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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학자들 “美 경제 회복세 강해… 침체 예측 틀렸다”

입력 | 2024-01-09 03:00:00

全美경제학회 총회, 연착륙 평가
“인플레 예상보다 빨리 개선… 팬데믹 자금 개인 지원 효과
3월 금리 인하는 너무 일러… 코로나前 성장세 회복 어려워”




“우린 애초에 인플레이션이 급등한 이유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제임스 하인스 미국 미시간대 교수)

“1년 전과 현재의 미국 경제는 상황이 너무나 다르다.”(재니스 에벌리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5∼7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AEA) 연차총회에서 경제학자들은 미 경제가 고물가와 경기침체 위기를 넘어 ‘연착륙’으로 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경기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넘쳐 났던 지난해 AEA 연차총회와는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다.

2022년 6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9.1%를 찍는 등 미국을 경악하게 한 고물가 사태는 팬데믹 이후 공급 악화에 경제학자들의 예측보다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경제 정상화로 공급이 충분해지자 미 경제도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을 이룰 수 있단 분석이 나왔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하인스 교수는 AEA 연차총회 콘퍼런스에서 “경제학자들이 팬데믹 영향을 과소평과했다”며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빨리 하락했다는 사실에 놀라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팬데믹 이후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25∼54세 생산가능 근로자가 이민 등으로 크게 늘며 고용주들이 고용을 유지하고 임금 상승세를 진정시킬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하인스 교수는 또 미 경제의 회복세가 다른 선진국보다 더 강하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미국이 팬데믹 긴급 지원의 대부분을 기업이 아닌 개인에게 제공했다. 이것이 소비자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산업 세대교체를 이룰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줬다”고 분석했다.

미 경제학자들은 두 개의 전쟁과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을 여지가 없는 건 아니라면서도, 올해 말까지 연준의 목표인 2%대 물가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대체로 동의했다. 다만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시장이 기대하는 3월은 지나치게 이르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많은 진전을 이뤘지만 인플레이션이 다시 살아나 우리의 진전을 뒤로 돌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댈러스 총재는 “충분히 제한적인 조건을 유지해야 물가가 안정될 수 있다”며 연준이 당분간 고금리를 유지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엘런 젠트너 모건 스탠리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6월에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며 “연준은 인내심을 갖고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미 경제가 가까스로 경기침체를 피하더라도 당분간 팬데믹 이전 성장세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이 언제 인플레이션을 자극할지 모르는 데다 장기적으로 세계 무역 시장을 분열시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에벌리 교수는 “향후 장기적인 성장이 촉진될지 의문이다. 인구 고령화와 글로벌 분쟁 증가, 국제 무역 분열 등 심각한 역풍에 대응할 수 있는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