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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0대가 아파트 가장 많이 사… 매수비중 27%, 40대 첫 추월

입력 | 2024-01-09 03:00:00

부동산원, 연령별 매입자 조사
9억 이하 특례보금자리론 등 혜택
세종-대구-부산 등서 매입비중 최대
20대 이하 비중은 4.5%로 줄어




지난해 30대의 전국 아파트 매입 비중이 2019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0대도 처음 추월했다. 지난해 9억 원 이하 아파트를 매수할 경우 저금리로 주택 구매 자금을 대출해 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의 혜택이 30대에게 많이 돌아간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전국에서 아파트를 가장 많이 산 연령대는 30대로 전체의 26.7%를 차지했다. 2019∼2021년 24%대를 유지하던 30대의 아파트 매수 비중은 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한 2022년 22.3%로 감소했다. 그런데 지난해 들어 30대 매입 비중이 40대(25.9%)를 처음 앞선 것이다.

지역별로는 세종(31.9%), 대구(28.5%), 부산(27.2%), 인천(26.9%) 등에서 지난해 30대의 매입 비중이 40대를 넘어서며 역대 가장 높았다. 서울(33.1%)도 2022년에 이어 30대의 매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영끌족’으로 일컬어지던 20대 이하의 매입 비중은 지난해 4.5%로, 6% 이상이던 2021, 2022년에 비해 줄어들었다. 고금리 등으로 인해 20대의 주택 매수 여력이 줄어든 데다 대출 심사 등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30대 아파트 매수 비중이 크게 증가한 데에는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대출의 효과가 가장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례보금자리론은 9억 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한 없이 최대 5억 원까지 연 4%대로 빌려주는 정책대출로 지난해 1월 말 도입됐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유효 신청 금액이 약 43조 원에 이른다. 그중 신규 주택 구입 목적이 28조 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의 매매 거래량 자체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11월 30대의 매수 건수는 10만2710건으로 2022년(6만790건) 대비 68.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아파트 매매 증가율 28.9%에 비하면 증가율이 가파르다.

이는 젊은층이 주로 거주하던 빌라에서 전세사기가 광범위하게 벌어지며 아파트 선호도가 높아진 영향으로 보인다. 40, 50대에 비해 청약 가점제에서 불리해 기존 아파트 매수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신설된 특례보금자리론에 수요가 몰렸다는 것이다. 9억 원이라는 가격 제한 역시 30대에게 유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11억9966만 원이다. 9억 원 이하 주택은 대부분 방이 한두 개인 소형 아파트로, 신혼부부나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30대의 선호도가 높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30대는 원래 무주택자 비중이 높고, 결혼 등으로 내 집 마련 욕구가 높아 잠재적인 주택 매수 의사가 가장 많은 세대”라며 “여기에 정책대출 등으로 구매 여건이 마련되며 매수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