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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국들 ‘포스트 오일’ 전략 맞춰, 탈탄소-신재생 기회 잡아야”

입력 | 2024-01-09 03:00:00

[위기극복의 새 길, 신중동]
사우디, 수소에 집중 투자 계획
UAE는 첨단제조업 전환 나서
“미래 먹거리 찾기에 韓 동승을”




최근 중동 국가들은 ‘포스트오일(Post-oil)’ 시대를 준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석유에만 의존하던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다. 특히 오일머니를 들고 신사업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만 해도 미래 전략인 ‘비전 2030’ 아래 진행되는 전체 프로젝트 규모가 8800억 달러(약 1140조 원)에 이른다. 이 같은 중동의 변화 속에 새로운 사업 기회도 만들어지고 있다.

8일 KOTRA 등에 따르면 중동 국가들이 신성장 동력으로 꼽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는 탈탄소, 신재생 에너지, 첨단 제조업 등이다. 사우디는 신재생 에너지를 중심으로 에너지원을 다각화하고, 수소에 집중 투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자국 전력 생산의 50%를 신재생 에너지로, 나머지 50%는 천연가스로 충당할 계획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2021년 10월 사우디 그린 이니셔티브 포럼에서 “206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2021년부터 석유 및 항공·관광 등의 집중된 산업 구조를 4차산업 및 첨단 제조업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오퍼레이션 3000억’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UAE는 2050년까지 전체 에너지 중 청정에너지 비중을 50%까지 늘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21년 275억 달러의 두바이 그린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카타르는 2008년부터 탄소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지식 기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체질을 바꾼다는 ‘카타르 국가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 5년마다 중기 국가개발전략을 수립해 인력과 사회, 경제, 환경(에너지) 부문에서 개발을 추진 중이다. 오만은 2030년 세계 최대 수소 생산국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수소 경제 활성화에만 300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중동 전문가들은 중동 국가와 기존 협력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신규 사업을 새로 추진하는 ‘투 트랙’ 전략을 조언했다. 중동 국가들의 포스트오일 전략은 석유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석유와 비(非)석유의 균형을 찾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유광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프리카중동팀 전문연구원은 “전통적으로 중동 국가들과 해온 석유 및 건설 분야 협력 등은 지속하면서,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수소나 친환경 플랜트 사업, 신재생 에너지 등에서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중동은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젝트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중동에서 사업을 수주하면 트랙 레코드(실적)가 쌓여 또 다른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