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9일 개막 로봇 ‘아우라’, 관객 표정 보고 대화… 부모 얼굴 인식해 작동하는 유모차 음식 유통기한 알려주는 냉장고 등…삶의 질 높이는 첨단 AI 대거 등장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세계 최대 구형 공연장 ‘스피어’에서 인공지능(AI) 로봇 ‘아우라’가 관람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라스베이거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친구, 너무 부끄러워하지 마.”
6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세계 최대의 구형 공연장 스피어. 가장 진화된 대화형 인공지능(AI) 로봇으로 평가받는 ‘아우라(Aura)’가 대화 상대로 지목한 한 여자아이가 수줍어하자 표정을 읽더니 이렇게 말했다.
여자아이가 “다른 나라 말을 할 수 있니”라고 물어보니 아우라는 “혹시 다른 나라 말을 알려 줄 수 있어? 학습을 할게”라고 되물었다. 관객과 대화를 하면서 정보를 얻고 이를 통해 재학습을 하는 ‘딥러닝’ 과정이다.
● “AI가 탑승했다” “모두를 위한 AI”
7일(현지 시간) CES 개막을 이틀 앞둔 라스베이거스는 온통 ‘AI’로 물들어 있었다. 라스베이거스 도심을 관통하는 모노레일에는 구글이 ‘AI Aboard(AI가 탑승했다)’라는 문구로 래핑해 분위기를 띄웠다.삼성전자는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에 ‘AI for ALL(모두를 위한 AI)’이라고 적힌 대형 간판을 걸었다. 일본의 건설기계 전문 기업 구보타는 야외에 설치된 부스에 ‘AI INNOVATION(AI 혁신)’이라는 문구를 걸어놨다.
LVCC 안은 개막 준비로 분주했다. 한 전자기업의 부스에서는 AI 장치를 시현하고 있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자가 부스 촬영을 하자 “CES 개막날까지는 보안 사항”이라며 난감해하는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 AI로 부모 얼굴 인식, 손가락 동작으로 전등 조절
이날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CES 미디어행사의 핵심 주제도 ‘AI’였다. CES 주최 측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의 제시카 부스 리서치 디렉터는 “AI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를 조사한 결과 프라이버시(사생활), 허위 정보, 안전성, 실직 등이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며 “AI와 지속가능성, 포용이 핵심 추세다. 특히 접근성과 다양성, 평등을 의미하는 ‘포용’의 혁신이 담긴 제품과 기술을 CES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올해 CES 혁신상을 받은 캐나다 기업 ‘글룩스킨드’는 언베일드 행사에서 AI가 장착된 유모차를 선보였다. AI가 양육자 얼굴을 인식해 양육자가 아닌 사람은 유모차를 작동시킬 수 없었다. AI가 바퀴가 닿는 노면의 각도를 감지해 오르막길에서는 저절로 올라갔고, 내리막길에서는 유모차 손잡이에서 손을 떼자 부드럽게 멈췄다.
핀란드 기업 ‘더블포인트’는 이 행사에서 AI가 사람의 손가락 움직임을 인식해 가전제품을 작동시키는 기술을 선보였다. 엄지와 검지 손가락 끝을 맞붙이면 전등이 꺼지고 태블릿 화면이 작동하기도 했다.
●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AI
LG전자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한데 모은 ‘LG 알파블’에서 탑승객이 좌석에 앉아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모드를 변경하자 전면에 배치된 커브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스크린이 좌우로 넓게 펼쳐지고 있다. LG전자는 ‘CES 2024’에서 LG 알파블을 처음 공개한다. LG전자 제공
LG전자는 AI 중심의 스마트 홈을 전면에 내세웠다. 대표적인 것이 AI 가사 생활 도우미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다. 두 바퀴로 집 안 곳곳을 돌면서 카메라와 스피커, 센서 등으로 온도와 습도 등 실시간 환경 정보를 수집한 뒤, 가전을 제어해 집 안을 최적의 상태로 만든다. 다양한 표정으로 사용자와 소통할 수도 있다.
라스베이거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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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