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면책특권” 공개 주장할 듯 트럼프그룹 사기 재판엔 출석 거부 “美대선, 올해 세계 최대 리스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이 9일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에 대한 재판에 직접 출석한다. 야당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의 출발점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앞두고, 면책특권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며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표심 결집에 활용하려는 의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8일 소셜미디어에 “대통령 면책특권에 관한 (워싱턴) 연방항소법원 변론에 참석할 것”이라며 “나는 미 대통령이나 통수권자로서 면책특권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그룹의 대출 사기 재판엔 출석을 거부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재판에는 의무적으로 출석할 필요가 없는데도 자진해서 법정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州)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에 대해서도 대통령 면책특권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줄줄이 기각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에 이어 8일 뉴욕 맨해튼 연방항소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온 엘리자베스 진 캐럴의 명예훼손 소송에 대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면책특권 주장을 기각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전직 대통령은 형사와 민사 책임 어느 것으로부터도 면책특권이 없다”고 밝혔다.
정치 컨설팅 업체 유라시아그룹은 올해 최대 리스크로 미 대선을 꼽았다. 유라시아그룹은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패배한 측은 결과를 불법으로 간주하며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세계 안보와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