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스페이시스원에 개관 프라이빗-공용 수장고 등 갖춰 항온항습-첨단 보안 시스템 가동 “물류 경쟁력 견인할 발판 마련… 신성장화물 사업자 지속 유치”
인천 중구에 있는 인천국제공항 자유무역지역에 들어선 글로벌 물류센터 ‘스페이시스원’ 전경. 올해 이곳엔 미술품과 귀중품을 보관하는 수장고가 들어선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2001년 개항한 인천국제공항의 자유무역지역(FTZ)에 미술품과 귀중품을 보관하는 수장고가 올해 문을 연다. 최근 미술품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FTZ에 수장고가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FTZ 물류단지 1만2819m² 부지에 지상 7층 규모로 준공된 글로벌물류센터인 ‘스페이시스원’(연면적 2만7107m²) 5, 6층에 미술품 수장고인 ‘더프리포트’가 4월 개관할 예정이다. 스페이시스원은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일본 도쿄 등 세계 6개 거점에서 국제 물류허브를 운영하는 미국 엠엑스엔테크놀로지의 자회사다. 스페이시스원의 출자를 받은 더프리포트는 8909m²(약 2970평) 규모로 국내 미술품 전문 수장고 가운데 가장 크다. 단일 미술품 수장고 가운데서는 아시아 최대 규모라고 한다.
5, 6층 수장고의 층고는 최대 10m에 이르기 때문에 미술품 운송 차량이 바로 올라갈 수 있어 대형 작품도 취급할 수 있다. 또 미술품을 운송할 때 충격이 가지 않도록 바닥 전체를 완전히 평탄하게 시공했다.
전윤수 더프리포트 대표는 “국내외 수집가와 갤러리들이 보유하고 있는 고가의 미술품과 귀중품을 장기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시설과 시스템을 설치하고 있다”며 “3월 열리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인 ‘아트 바젤 홍콩’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홍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2006년 3월부터 FTZ 물류단지 운영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주로 인천공항을 통해 처리되는 일반 수출입 화물의 일시적 보관을 담당했다. 인천공항의 물류허브 기능이 점점 고도화됨에 따라 글로벌 배송센터를 유치하기 시작했다. 또 국내 미술관이나 박물관, 갤러리 등이 자체적으로 수장고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포화 상태로 매년 늘어나는 미술품을 보관할 전문 수장고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해 수장고를 유치했다.
게다가 FTZ는 기업들의 자유로운 제조, 물류, 유통활동 등을 보장하는 ‘외국물품 반출입 및 운송특례’가 적용된다. 이 지역에서는 관세가 면제되고, 무역 관련 규제도 적용받지 않는 이점이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앞으로 FTZ에 수장고를 비롯해 글로벌배송센터와 의약품, 농수산물 같은 신성장화물 관련 사업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