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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의 AI 집사… 화분 넘어지자 바로 청소기 돌리고 분리수거

입력 | 2024-01-10 03:00:00

[CES 2024]
9일 개막 CES, 집안으로 들어온 AI
“냉장고에 뭐 있는지 알려줘” 말하자… 식재료 목록 보여주고 조리법 추천
분리수거로봇, 악력으로 소재 파악… 컵에 남은 액체 버린뒤 분리함에




“냉장고에 뭐가 있는지 알려줘.”

무대에 시연자로 나선 한 남성이 노란색 공처럼 생긴 인공지능(AI) 집사 로봇 ‘볼리’에 말을 걸자 볼리는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 리스트를 보여줬다. “레시피 추천을 해달라”고 요청하니 볼리는 냉장고 속 재료를 기반으로 조리법을 제시해줬다. 남성에게 “결혼 기념일을 잊지 마”라며 중요한 일정을 알려줬고, “꽃집을 알려달라”고 하니 꽃집으로 전화를 걸어줬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한국 기업들이 내세우는 AI 기술의 핵심은 ‘집 안으로 들어온 AI’로 요약된다. AI 로봇 등이 일상생활에 깊숙이 침투해 집사 역할을 하고, 불편하고 번거로운 일을 대신해주는 것이다.

CES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 시간) 삼성전자는 프레스 콘퍼런스를 통해 AI 집사 로봇 볼리를 공개했다. 볼리는 지속적으로 사용자의 일상 패턴을 학습해 진화한다. 볼리를 통해 대신 전화를 걸거나 가전을 연동해 제어할 수 있고, 현관 밖의 방문객을 확인할 수도 있다. 세계 최초로 원거리 및 근접 투사가 모두 가능한 듀얼렌즈 기술 기반의 프로젝터를 탑재해 오늘의 주요 일정 등 원하는 내용을 벽, 천장, 바닥 어디든 띄워놓고 볼 수 있다. 시야 밖의 아이나 반려동물을 모니터링해 이상 상황이 생기면 주인에게 알려주고 필요한 조치를 돕는다.

LG전자는 개막 전 사전 부스 투어에서 LG전자가 구현하고자 하는 미래 스마트홈 모습을 제시했다. 이목을 끈 것은 AI 집사 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였다. 얼굴에 장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눈웃음을 짓거나 하트 표시를 하는 등 다양한 표정을 지었다. 바퀴가 달린 두 다리와 머리 부분에 달린 손잡이를 이용해 춤도 췄다. 주인의 컨디션을 계속해서 살피는 모습도 포착됐다.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냉장고, 세탁기, 공기청정기 등 집 안의 가전제품들과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돼 가전을 스스로 제어했다. 주인의 취향을 미리 파악하고 “하키 게임이 5시에 있다”고 알려주면 이와 연결된 TV가 해당 장르에 맞게 화면 모드를 바꿨다. 시연 영상에선 반려 고양이가 집 안에서 화분을 쓰러뜨리자 스마트홈 AI 에이전트가 고양이가 움직인 경로를 따라 청소 구역을 설정했다. 이후 로봇청소기가 자동으로 청소를 했다.

두산그룹 부스에서는 AI가 적용된 분리수거 로봇이 주목을 받았다. 두산로보틱스가 만든 로봇팔 ‘오스카 더 소터’로, 자신의 앞에 높인 컵을 한 번 쥐어본 뒤 컵 재질의 강도를 감지해 물체의 소재를 파악해냈다.

컵의 재질이 플라스틱이라는 것을 확인한 오스카 더 소터는 곧바로 이를 들어 올린 뒤 거꾸로 뒤집어 액체를 쏟아버렸다. 그다음 ‘플라스틱’이라 쓰여 있는 분리함에 컵을 떨어뜨렸다. 같은 방식으로 음료 캔이나 페트병도 액체를 버린 뒤 분리수거를 알맞게 마쳤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카메라가 달려 있으면 제품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에 기계의 악력으로 물체의 특성을 파악해 이를 분리하는 기술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LG전자는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카인 ‘알파블’을 선보였다. 차량 탑승자가 영화를 선택하자 차량 내부 앞쪽에 설치된 45형 올레드 스크린 2개가 좌우로 탑승자를 감싸며 펼쳐지는 모습을 선보였다. 앞좌석은 뒷좌석에 탄 동승자와 마주 볼 수 있도록 회전도 가능했다. 편안한 잠자리와 화장실, 공조시설, 냉장고 및 TV, 소형 와인셀러 등 LG전자의 다양한 가전 기술을 집약시킨 캠핑카의 콘셉트 제품도 볼 수 있었다.



라스베이거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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