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 신년 인터뷰
박형준 부산시장은 최근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가진 신년 인터뷰를 통해 “올해는 부산이 글로벌 허브도시로 비상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시 제공
박형준 부산시장은 2024년 부산의 새로운 비전을 ‘글로벌 허브도시’라고 소개했다. 시민들이 갈망했던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의 아쉬움이 크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여러 자산을 적극 활용해 다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과감한 규제 혁신으로 기업이 몰려드는 도시, 뛰어난 관광 교육 인프라 덕에 세계인이 살고 싶어 하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 박 시장을 만나 새해 각오와 포부를 들어봤다.
―글로벌 허브도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어떻게 추진되나.
“파격적인 규제 혁신을 통해 홍콩, 싱가포르를 뛰어넘는 국제적인 ‘비즈니스 자유도시’로 만들겠다는 의미다. 이를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 세계 유수 기업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세계인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또 매력적인 국제관광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이를 뒷받침할 국제교육도시도 필수다. 이를 위해 올해 부산시교육청과 힘을 모아 ‘부산발 교육혁신’을 추진한다. 그동안 보지 못한 혁신안이 나올 것이다.”
―특별법 제정은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을 방문해 특별법을 만드는 데 필요한 법적·제도적 뒷받침과 지원을 약속한 만큼 최대한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위해 시는 최근 ‘글로벌허브도시추진단’이라는 전담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세부적인 법률안과 도시 모델의 구상에 들어갔다.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법안을 준비할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 특별법을 발의해 국회를 통과하는 것이 목표다. 의원 입법을 통한 국회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
“비록 원하는 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유치 활동 자체가 ‘실패의 경험’이 아닌 ‘위대한 도전’이었다. 미래 세대를 위해 부산이 나아가야 할 목표와 비전을 확립하는 과정이었고, 많은 경험과 값진 자산을 남겼다. 특히 전 세계에 부산의 브랜드 가치를 크게 올린 계기였다. 재도전 문제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의지다. 여론조사,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본격적으로 모을 방침이다. 전문기관의 연구와 자문 등을 통해 엄밀히 지난 상황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과정도 거칠 예정이다.”
―청년 인재의 유출, 침체된 지역 경제 회복 등 새해에도 난제가 많다.
“장기간 지속된 수도권 집중 현상의 폐해는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 남부권 발전은 국가 전체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시점이고 부산은 그 중심에 설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2, 3년 안에 부산의 청년 유출을 멈추고, 고향으로 인재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여건과 환경을 만들겠다. 취임 후 지-산-학 협력, 대학 혁신, 디지털 인재 양성, 스타트업 육성 등 청년에게 필요한 복합적인 정책을 집중 추진해 왔다. 취임 전 대비 14배 이상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며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있다. 교육, 양육 등 좋은 정주 여건을 갖춰 나가고 있다. 청년 입장에서 부산에 돌아오고, 머물며 일하는 게 합리적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시정 전반에 속도감을 올릴 것이다. 메가프로젝트인 기회발전특구, 교육발전특구 등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