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K-퀀텀 스퀘어 미팅’에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개발 중인 20큐비트 규모의 양자컴퓨터를 시연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올해 양자 분야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양자 분야 투자 금액은 1285억 원으로 지난해(968억 원)보다 32.7% 늘었다. 하지만 이중 신규 사업에 투입되는 비중은 약 18%에 불과해 산업을 활성화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0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K-퀀텀 스퀘어 미팅’을 열고 현재 양자컴퓨터 개발 현황과 올해 주요 양자 개발 계획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는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김재완 고등과학원 교수, 김명식 영국 임페리얼대 교수, 이호성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을 비롯해 전문가 45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장관은 개회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인공지능(AI)·첨단바이오·양자 등 3대 미래기술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양자 분야에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추가되는 신규 사업은 양자컴퓨팅·통신·센싱 등에 필요한 △양자공통기반기술개발 △양자암호통신 산업확산 및 차세대 기술개발 △양자클러스터 △양자팹 공정기술 고도화 기반구축 등 4개다.
이중 가장 큰 금액이 투입되는 양자클러스터, 양자팹 기반기술 구축 사업은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기 어려운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양자 스타트업 관계자는 “신규 사업을 기대하고 왔는데 생각보다 지원이 너무 적어 실망이 크다”며 “사업 수는 많지만 실제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사업은 적어 아쉽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표준연이 개발 중인 20큐비트 양자컴퓨터 시연이 처음으로 이뤄졌다. 표준연은 행사장 내 화상 연결을 통해 표준연 내 구축돼 있는 양자컴퓨터를 시연했다. 큐비트는 양자컴퓨터의 연산 단위로, 0과 1의 상태가 공존하는 중첩 상태를 이용하기 때문에 빠른 연산이 가능하다. 20큐비트는 이론적으로 2의 20제곱, 100만 개 이상의 연산을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다. 이날 시연에서는 7개의 큐비트가 동시에 2의 7제곱인 128개의 연산 결과를 동시에 얻는 것을 보여줬다.
정부는 올해까지 20큐비트의 양자컴퓨터를 구현하고, 2026년까지 50큐비트 양자컴퓨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