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서 만날 수 있는 수많은 신기술과 제품 중에서도 특히 주목받는 건 혁신상 수상작들이다. 혁신상은 CES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각 전시 부문에서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을 선보인 제품에 주는 상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높은 평가를 받은 제품에는 따로 최고혁신상을 수여한다. 올해 최고혁신상을 받은 제품 중에는 어떤 독특한 제품이 있는지 살펴봤다.
총기 사고 막는 CCTV
출처=보쉬
보쉬(Bosch)는 총기 난사로 인한 인명 사고가 빈발하는 미국의 학교 환경을 겨냥한 듯한 제품을 내놓았다. 최고혁신상을 받은 총기 감지 시스템(Gun Dection System)이다. 얼핏 일반 CCTV처럼 보이지만 영상과 음향을 분석하는 AI를 적용해 총기 사고 징후를 미리 포착한다. 만약 총기소지자가 학교에 난입하면 이를 감지해 보안 담당자에게 알려 빠른 사전 조치가 가능하게 한다. 만약 영상에 총기가 포착되지 않더라도 총성이 들리면 이를 분석해 총기 위치를 파악해 제압과 구조 활동을 돕는다.
출처=세비
네덜란드 스타트업 세비(Sevvy)는 스마트 쿠커(Smart Cooker)라는 제품으로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이 제품은 바스켓형 에어프라이어처럼 생겼지만 에어프라이어도, 오븐도, 전자레인지도 아니다. 스마트 쿠커는 식품에 직접 전류를 흘렸을 때 발생하는 저항으로 음식을 가열한다. 식품가공산업에서 식품 조리나 살균에 활용하는 옴가열 방식을 가정용 제품에 차용한 셈이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식품 전체를 고르게 가열할 수 있어 비교적 저온으로도 빠르게 조리가 가능해 에너지 효율이 높다고 한다. 세비는 또한 스마트 쿠커를 활용하면 영양분 손실도 덜하고,소금, 설탕, 지방을 덜 사용하고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어 더 건강한 조리도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휴대용 전자레인지 가방
출처=윌텍스
윌텍스(WILLTEX)라는 일본 업체가 선보인 윌쿡(WILLCOOK)은 평범한 직물 소재 가방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휴대용 전자레인지다. 가방에 배터리와 블루투스 기능이 탑재된 단말을 결합해 사용하는 형태인데, 전체 무게는 300g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조작은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으며 10분이면 90도, 20분이면 130도까지 가열할 수 있다고 한다. 피크닉이나 캠핑 시에 음식을 넣어 데우거나, 조리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접으면 가방 크기로 변하는 전기 스쿠터
출처=혼다
일본 자동차 업체 혼다는 휴대용 전기 스쿠터인 모토콤팩토를 선보였다. 혼다가 지난 1981년 트렁크 적재용으로 만들었던 소형 바이크인 ‘모토콤프’의 이름을 계승했다. 킥보드 수준으로 작은 사이즈인 모토콤팩토는 핸들과 조종대를 접으면 가방 형태로 변신한다. 무게도 약 19kg이니 성인 남성이라면 들고 이동하는 데도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시속 15마일(약 24km)으로 약 12마일(약 19km)까지 주행 가능하며, 완충에 걸리는 시간은 3시간 30분이라고 한다. 집에서 지하철역, 지하철역에서 직장까지의 구간 같은 퍼스트마일, 라스트마일 구간을 이동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출처=어퍼런스
미국 스타트업 어퍼런스(Afference)는 손에 끼면 햅틱(촉각) 피드백을 전달하는 웨어러블 기기인 ‘팬텀’을 선보였다. 햅틱 피드백을 전달하는 장갑 형태 기기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주로 물리적 진동을 활용하는 방식이었다. 반면 팬텀은 우리 촉각 신경을 직접 자극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피부를 통해 전기 신호를 전달해 우리 뇌가 마치 실제 촉각을 느끼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팬텀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 확장현실(XR) 기기와 무선으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데, 디지털 물체를 실제로 만지는 듯한 감각을 줄 수 있다. 특히 별도의 조작 장치가 없는 애플 비전 프로와 같은 제품과 시너지가 클 것으로 보인다. 어퍼런스에 따르면 XR 기기 이외에도 스마트폰, PC, 게임기 등 어떤 기기와도 활용 가능하다.
IT동아 권택경 기자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