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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저축銀 예금금리 3%대로 뚝… 새마을금고는 “4%대 유지”

입력 | 2024-01-11 03:00:00

美금리 인하 예고에 은행채 금리 하락
적자 저축銀도 이자비용 줄이기 나서
작년 뱅크런 위기 겪었던 새마을금고
수신 회복위해 ‘나 홀로 고금리 영업’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에서 연 4%대 금리 예금이 사라지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떨어진 데다 저축은행 업계의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 7월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위기를 겪었던 새마을금고는 4%대 후반의 고금리 상품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면서 올해 들어 금융권 금리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10일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주요 정기예금 금리는 연 3.55∼3.70%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초까지만 해도 상·하단이 모두 4%대였지만 두 달여 만에 3%대 중반 수준으로 내려왔다.

예금금리 인하 추세는 은행권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은행권에서 예금금리가 가장 높은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은 이날부터 금리를 연 4.25%에서 4.12%로 하향 조정했다. 은행권의 수신금리가 떨어지는 것은 미국 등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은행채 금리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금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해 11월 초 4.149%에서 이달 9일 3.612%로 0.5%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은행채 발행 한도를 폐지하는 등 금융당국이 고금리 수신 경쟁을 억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금리가 떨어지면서 은행권 정기예금에서 이탈하는 고객도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49조2957억 원으로 한 달 새 19조 원 넘게 줄었다.

저축은행에서도 연 4%대 금리 예금 상품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저축은행 업계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이날 기준 연 3.89%다. 지난해 12월 27일 4% 선이 무너진 후 줄곧 3%대에 머물고 있다. 통상 저축은행이 시중은행보다 0.8∼1.0%포인트 높은 금리를 제공해 고객을 유치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례적이다. 지난해 9월 말까지 1413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저축은행 업계는 예금금리를 낮춰 이자비용을 줄이고 있다.

반대로 새마을금고는 수신 회복을 위해 나 홀로 고금리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새마을금고의 1년 만기 정기예탁금 금리는 연 4.49%로 금융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실제로 이날 기준 일부 새마을금고는 ‘정기예탁금’ ‘꿈드림회전정기예탁금’ 등의 1년 만기 상품에 연 4.60%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연 4.70% 금리를 제공하는 경북 영덕군 영해새마을금고와 경북 경주시 현곡새마을금고의 1년 만기 ‘Block예금’은 한도 소진 등의 이유로 현재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수신 잔액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10월 말 새마을금고의 수신 잔액은 3개월 연속 늘어난 249조4145억 원으로 집계됐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지난해 11, 12월에도 수신 잔액의 완만한 증가세가 유지됐다”며 “뱅크런 위기 이후 일부 금고에서 고객 유치를 위한 이벤트성 상품을 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